대한민국 증권시장의 시가총액 1위이자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 8월2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000원(0.49%) 떨어진 122만2000원으로 마감, 52주 신저가(종가기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52주 신고가는 지난해 12월2일 기록한 150만3000원. 한때 목표가 150만원을 넘어 200만원도 심심찮게 나왔던 대한민국 대표주 삼성전자가 어쩌다 이렇게 체면을 구기고 있는 걸까.

 

◇ 실적, 아직도 바닥이 아니다


'실적은 주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증권시장의 오래된 격언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추락하는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지난 7월31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7조187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5306억원) 대비 24.59% 급감한 수치다. 매출액은 52조3532억원으로 8.89% 줄었고,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6조1765억원으로 18.46% 감소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실적발표회를 통해 "2분기 지속된 원화의 강세로 인해 5000억원 규모의 부정적인 환 영향이 발생했으며 휴대폰이 계절적 비수기인 점, 경쟁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한 점 등이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태블릿의 수요 감소 등을 실적약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쇼크에 가까운 실적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던 기대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실적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전망치는 매출액 52조8893억원, 영업이익 7조3422억원, 지배기준 당기순이익은 6조1713억원이다.


 



이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도 적지 않다. 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를 대폭 하회한 5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조6000억원,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조4800억원을 제시했고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쯤에는 영업이익 9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급변하는 시장환경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 "구체적이고 가시적 성과 필요"

시장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와 목표가를 낮추는 것에 대해 "스마트폰 실적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는 최근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대표 지위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중국기업인 샤오미(小米)가 지난 2분기에 중국시장에서만 1499만1570대(점유율 14%)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1322만8430대(12%)를 팔았다. 3년 전 첫 스마트폰을 내놓은 회사에 추월당한 것.

이에 대해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200달러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비중이 올 2분기 52%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커지는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고사양=고가' 전략을 펼친다. 삼성을 밀어낸 샤오미는 스마트폰 Mi 시리즈에 '고사양=저가' 전략을 취했다. 삼성이나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80만~90만원대인 반면 샤오미의 Mi 시리즈는 지난 2011년 이후 40만원대를 고수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5 판매감소에서 보여주듯 고객 로열티의 하락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9월 아이폰6 출시 이후 교체 대기수요 및 이전수요로 인한 악영향, 중국 LTE 보조금 축소에 따른 하반기 고가폰 시장위축 등 시장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 또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마트폰의 그늘이 너무 커보인다"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감소와 경쟁심화로 삼성전자의 3분기 IM부문(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3분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14나노 핀펫(FinFET), 3D-NAN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점유율 회복, 주주환원정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차라리 내년을 봐라
아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포기(?)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의 본격 반등은 3분기 후반 출시되는 중저가 전략폰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며 "4분기 이후 실적개선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 또는 배당증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소폭의 실적회복을 기대해야 한다"며 "당분간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 하향조정이 이뤄질 전망이고 연초에 천명한 주주환원확대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기 때문에 단기간에 강력한 주가상승의 촉매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지나치게 실망하지 말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재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5조4000억원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IM사업부의 영업이익은 감소하겠지만 반도체 사업부의 이익 모멘텀이 극대화되며 실적이 회복돼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23조원, 영업이익은 33조2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0.3%, 7%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SyS.LSI(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의 흑자전환과 더불어 메모리사업부의 가파른 성장이 점쳐지기 때문"이라며 "특히 낸드(NAND)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4조2000억원(전년대비 75% 증가)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