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은행들이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가다. 올해 은행권에서는 경제·금융지식이 있는 전문가보다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획일화된 스펙 대신 한국사 자격증을 우대하는가 하면 자기소개서 항목에 감명 깊게 읽은 인문학 서적에 대한 감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조직생활에 적합한 팀워크와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보기 위해 지원자에게 게임을 시키기도 한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는 공채면접. 지원자들을 위해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알아봤다.
◆학벌·연령 제한 無… 풍부한 지식·사고력 성패
KB국민은행은 학력·성별·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자격증, 봉사활동, 해외연수경험, 인턴경력 등 획일적인 스펙 항목은 입사지원서에서 삭제했다. 절차는 먼저 서류전형을 거친 후 필기전형, 1차 면접순으로 진행한다. 필기전형과 면접전형은 2~3일 시간차를 두고 진행되며 두 평가의 합산을 기준으로 합격한 사람에 한해 2차 면접(임원)이 진행된다.
1차 면접전형은 역량면접과 세일즈면접으로 진행되며 2차는 프리젠테이션(PT)면접, 토론면접, 인성면접으로 구분된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하느냐가 중요하다. 통섭역량 평가를 위해 다양한 인문서적 내용을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진행하며 필기시험에서는 다양한 지식과 풍부한 사고력이 필요한 과제를 출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학력,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한국사, 국어, 한자능력 관련 자격증 소지자 및 사회봉사활동, 헌혈이력 보유자는 서류전형에서 우대한다. 특히 인문학적 소양이 채용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지원자의 평소 생각과 인격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공채에서는 자기소개서에 윤리의식, 품성 등 경력과 무관한 5가지 영역을 기술하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면접전형 자체가 특허로 출원될 정도로 창의적인 평가가 진행된다. 기본면접 형태 외에 3분 스피치, 유머면접, 퀴즈형태의 기본소양평가, 멀티태스크 솔루션 등 다양한 형태로 면접이 진행된다.
신한은행의 채용은 서류전형, 실무자 면접 및 인·적성검사, 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되는데 학력, 연령, 어학성적, 자격증 등 스펙은 이력서에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면접은 대면면접, PT면접, 토론면접 등으로 실시된다. 실무자면접은 블라인드 면접방식을 채택한다. 면접자세를 보고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력 등을 검증한다. 임원면접은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보는 인성검증면접이다.
특히 PT면접은 자기소개서에 본인이 소개한 책을 바탕으로 한 주제를 제시해 현상들을 통해 본질을 찾아내는 인문학적 소양과 논리적 표현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체험에서 우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행도 화려한 스펙보다는 인성과 창의성을 우선시한다. 특히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당신을 보여주세요!'라는 자기PR 전형을 도입했다. 지원자가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4분 동안 면접관에게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우수평가자들은 서류전형에 우대혜택을 준다. 의무적인 것은 아니며 원하는 지원자만 사전에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3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자기PR 신청을 했다.
면접관은 약 15명으로 구성된다. 면접 부스는 3~4개 방으로 나눠지는데 방마다 약 2~3명의 면접관이 있다. 특히 임원들이 까다로운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은행 지원자들은 임원면접에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간결한 문체 쓰고 다 쓴 자소서도 다시 보자
은행 취업문을 두드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1차 서류 합격과 불합격이 바뀐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들은 이력서에 자격증과 토익·어학점수를 기재하지 못하도록 해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자신의 강점을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류가 사실상 자기소개서 외에는 없는 셈이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한번에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면접관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원한 은행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A은행이 창조금융을 올해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면 창조금융은 물론 창조경제 등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창조금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을 기재하는 식이다.
자기소개서 문장은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유리하다. 20명도 채 안되는 면접관들이 수만여명의 자기소개서를 읽기 때문에 되도록 이해하기 쉽도록 짧은 문장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통·창의적 사고 가진 인재 요구
1차 서류에 합격했다면 1·2차 면접에 대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1차는 실무진, 2차는 임원진 면접으로 구성된다. 1차 실무면접시간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3~4분 안팎이다. 따라서 이 시간 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원한 은행의 문화와 역사, 최근의 은행권 이슈를 사전에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은행 고유의 업무가 무엇인지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은행은 서비스업이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을 매우 중시한다.
은행은 제조업처럼 공산품을 파는 곳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통해 금융상품을 개발, 고객에게 판매한다. 따라서 특화된 소통전략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겸비한 사람으로 어필한다면 면접관의 호감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원한 은행의 행장 이름, 지점·임직원 수, 기본적인 역사 등을 사전에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다.
구직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면접이 임원면접이다. 면접시간 제한이 없고 까다로운 질문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 1차 서류와 1차 면접이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데 치중했다면 2차 면접은 금융에 대한 이해와 지식 등을 평가받는 자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화려한 스펙보다는 성실하고 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은행에서 인재로 인정해준다"며 "무엇보다 은행의 역사와 최근 은행권의 흐름을 명확히 꿰차고 면접을 준비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