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첫 등장, 추풍령 휴게소
우리나라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71년 1월이다. 경부고속도로에 있는 추풍령휴게소가 그곳. 추풍령 구간은 경부고속도로 노선 중 가장 지대가 높은 구간으로 서울과 부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옛날 추풍령을 지나던 한 스님이 “이곳에는 장차 전국에서도 이름난 놀이터가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하며 이름을 ‘다락골’(多樂谷)이라고 지었는데,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반년 뒤 추풍령휴게소가 들어서게 됐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락골이라 불릴 만큼의 놀이터가 아니었다. 간단히 허기를 채우거나 화장실에 들르는 곳일 뿐이었다. 특히 맛없는 음식을 파는 곳이라는 편견이 많았다. 휴게소 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 대부분 '배짱장사' 식으로 운영한 게 원인이었다. 당시 휴게소에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국수나 호두과자, 오징어 정도가 전부였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는 귀성길 풍경이 자연스러웠다. 버스 정류장이나 대피소 인근에는 간이휴게소 형식의 불법노점이 성행했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더불어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전국 고속도로가 자동차로 넘쳐나게 됐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고속도로 노선이 확충됐다. 자연스레 휴게소 수도 늘었다.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 휴게소들 사이의 간격이 최대 25㎞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기준까지 마련했다.
여기에 휴게소 민영화와 함께 허용된 대기업의 참여는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일부 휴게소는 경력이 풍부한 호텔 주방장을 스카웃하면서 이전보다 훌륭한 음식들을 줄줄이 내놨다.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쇠고기국밥은 휴게소에서 파는 신선한 메뉴였다. 하지만 이제 쇠고기국밥은 그저 그런 메뉴가 됐다.
◆휴게소 진화는 지금도 진행형
고속도로 휴게소라 하면 주로 주차장, 화장실, 식당, 편의점, 주유소, 정비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운전자와 승객에게 꼭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곳이다.
하지만 휴게소는 지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지 먹거리만 차별화된 게 아니다. 휴게소의 접근성 증가는 여가활동 양상에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인적이 드물던 휴게소도 이용객의 발걸음이 늘면서 유명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휴게소를 목적지로 정하고 찾는 이용객도 늘고 있다.
과거의 잠깐 들르던 고속도로 휴게소는 레저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품었다. 반려견을 위한 놀이기구가 있는 공원도 생겼다. 이러한 이색 테마공원에 대형마트와 아웃렛매장 등 쇼핑시설까지, 심지어는 휴게소마다 특색 있는 먹거리 달인이 등장해 이용객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다.
추석을 맞아 장거리 운전과 귀성·귀경길 교통정체가 예상된다. 고속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생각에 운전자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고속도로 곳곳에서 피로회복제 역할을 할 휴게소들이 기다리고 있다. 먹거리는 물론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고속도로 휴게소의 진화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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