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29)씨는 최근 친구와 만나기로 한 카페에 3살된 아이와 함께 들어가려다 제지 당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아이들은 카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김씨를 막았기 때문. 김씨의 친구도 함께 나서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카페 측은 아이들이 울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주변 손님들이 방문을 꺼리고, 이는 매상감소로 이어져 불가피하다는 입장. 손해를 보면서까지 아이를 받아줄 수 없다는 논리다. 김씨는 “전해 듣기만 하던 일을 실제로 당하니 당황스럽다”며 “앞으로 이런 곳들이 더 많아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홍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대표 장모(40)씨는 얼마전 ‘노키즈존’을 도입했다. 아이들이 울거나 뛰어노는 것으로 인해 주변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고, 식기류를 깨뜨리거나 소품들을 망가뜨리는 일이 잦았던 것. 장씨는 “진상고객 때문에 금전적 손해가 커서 어쩔 수 없었다”며 “부모가 똑바로 제지하면 별 문제 없겠지만, 요즘 세대 부모들은 방치하는 식이다. 그런 고객들은 아예 안 왔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장씨는 “오히려 단골 고객들은 노키즈존 도입을 반기고 있다”며 “아이들로 인한 고객 항의도 없고, 매출도 늘어 훨씬 살만해졌다”고 덧붙였다.


유아 유모차 박람회/사진=류승희 기자


최근 핫 하게 떠오른 ‘노키즈존(No Kids Zone)’. 음식점, 영화관, 카페 등에 유모차나 만 5세 미만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제도다. 홍대나 강남 일대 등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서 시작된 노키존은 현재 서울,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일고 있다. 노키즈존 확산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로 인한 피해”,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부모”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제지 안 하는 부모가 더 문제
 
직장인 이모씨(30)는 “얼마전 팥빙수를 먹다가 노키즈존의 필요성을 제대로 실감했다”며 “아이 둘이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도 부모들이 어떠한 제지도 가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 노키즈존 반대보다는 이해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망설임 없이 찬성”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손모씨(27)는 “노키즈존이 도입되면 반대로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생기는 것 아니겠냐”며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일종의 ‘구별’에 가깝다. 서로 필요한 공간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부 서모씨는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공감도 되고 서글퍼지기도 한다”며 “일부 부모를 제외한 대부분 부모들은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 안 주려고 노력할텐데, 꼭 저렇게까지 구분을 지어놔야 하는건지..”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노○○존 등장 야기할 수도

노키즈존 확산이 또 다른 노○○존 등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김모씨(25)는 “아이들이 시끄럽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노키즈존을 도입한다면, 비슷한 이유로 노인 출입을 금지하는 ‘노실버존’, 심지어 장애인 출입을 금지하는 공간까지 생겨날 수 있다”며 “특정 고객층의 특성을 출입거부로 해결하는 게 명백한 ‘차별’이 아니고 뭐겠나”라고 지적했다.

현재 업주가 특정 고객을 막는 것에 대한 법적인 기준은 없는 상태. 정답 없는 논란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