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회사에 출근한 후 해가 지고 나서야 집에 돌아오는 게 우리네 직장인들의 삶이다. 게다가 야근이나 회식을 하는 날에는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다. 좋아하던 일도, 도전해보고 싶던 일도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꿈을 꾸던 '나'는 없고 기계적인 '생활'만 남았다.
직장과 집을 바느질하듯 이어 붙인 24시간. 그 틈에 '나의 시간'은 아예 없는 걸까.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의 사정이야 다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만큼 세상에 공평한 건 없다. 여가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또 다른 삶을 개척하는 직장인들. 그들은 말한다. "여가활용법을 교과서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먼저 무거운 몸부터 일으키라"고.
◆'원 투' 스텝 밟고 새로운 삶 사는 20대 정숙씨
박정숙씨(29)는 매주 월요일 댄스동호회에 나간다. "춤을 춘다고?"라는 질문을 거의 매일 들을 정도로 춤과는 거리가 먼 '몸치'였다는 박씨지만 틈틈이 동대문에 들러 댄스의상과 액세서리소품을 준비하는 등 춤에 대한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댄스는 뒤늦게 발견한 그의 주된 취미생활이자 '자신감 충전기'다.
그가 동호회 사람들과 매주 스텝을 밟게 된 것은 2년 전.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직한 첫 직장을 그만두면서부터다. 당시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일하던 박씨는 지인으로부터 쇼핑몰창업 투자제안을 받고 투자했다가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몽땅 날렸다. 스트레스가 쌓여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워하며 지냈다"며 "나의 20대를 떠올리니 대학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던 모습과 돈 버는 기계처럼 일하던 모습만 있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보다 못한 친구가 댄스학원을 다녀보자고 제안했다. 처음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빠짐없이 학원에 다닌 결과 1년 후 어느 날, 음악에 맞춰 척척 안무를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집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에 매진한 덕분이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학원수강생들끼리 공연무대를 가졌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춤'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박씨는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사이버대학에도 등록했다. 그는 "내가 춤을 추고 그 춤이 내 삶의 활력소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기보다는 무엇이든 일단 시도해 보고 꾸준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다이어트+사랑' 두 토끼 잡은 30대 민혁씨
무역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손민혁씨(35)는 일에 치이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산을 찾는다. 올해로 5년째다. 전국 곳곳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휴식을 주는 공간,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오를 때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선물 같은 곳. 손씨에게 산이 주는 의미다. 그는 "등산은 내가 시작한 일 중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 손씨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하는 습관 탓에 100㎏이 넘는 고도비만자였다. 퇴근 후 야식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게 제일 큰 행복이었다. 그 사이 손씨의 건강은 급격하게 나빠졌고 몸무게는 하루하루 늘어났다. 헬스, 식이조절 등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항상 실패로 끝났다.
그러던 어느 날 손씨는 마음을 굳게 먹고 동네 주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고도비만인 탓에 처음엔 한발 내딛는 것도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건강을 찾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했다.
산에 오를 때마다 호흡을 가다듬고 정상과 만나는 순간을 기다렸다. 점점 정상에 다다르는 시간이 빨라졌고 산에 오르는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재미를 붙인 그는 산 동호회에 가입해 전국 유명산에도 열심히 올랐다. 주말마다 떠나는 산 여행은 '힐링'이 따로 없을 정도로 그의 마음을 더욱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는 "산은 나에게 여유라는 가장 큰 행복을 줬다. 산을 통해 동호회에서 지금의 여자친구도 만났다"며 "산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 통해 화합한 40대 영민씨네
◆'캠핑' 통해 화합한 40대 영민씨네
두 아이의 아빠인 윤영민씨(44)는 주말마다 캠핑용품을 챙겨 가족과 함께 캠핑장을 찾는다. 윤씨는 "주말마다 누워서 TV만 보던 생활이 이제는 가족과 함께 꿈을 꾸는 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주말이 되면 가족끼리 각자 생활을 하기에 바빴다. 아내는 밀린 청소를 하거나 장을 보고 하루 세번 밥을 차리면 하루가 끝났고, 두 아이는 방문을 닫고 컴퓨터를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는 게 일이었다. 가끔씩 가까운 공원에 들러보고 외식도 했지만 가족 간 짧아진 대화만큼 알 수 없는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윤씨는 캠핑을 통해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져보기로 마음먹었다.
하나둘 캠핑사진이 쌓이는 만큼 추억도 쌓였다. "음식 만들기, 설거지, 텐트치기 등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서 소화하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동안 못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는 그는 "가족과 낯선 곳을 찾아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하면서 강한 유대감이 생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윤씨는 이어 "독서, 등산, 그림 그리기, 자전거 타기 등 일주일에 단 몇분, 몇시간만이라도 자신 혹은 가족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취미생활 하나로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여가활용 팁
나만의 알뜰한 여가시간 보내기.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3인방이 들려주는 실생활 팁을 모아봤다.
◈동호회 활용
직장인 동호회를 잘 활용하면 자기계발과 의욕 충전을 할 수 있다. 댄스를 비롯해 맛집 탐방, 야구, 사진, 영어공부, 자전거, 자동차 등 수많은 동호회들이 존재한다. 동호회를 십분 활용해 취미를 즐기면 더 큰 힐링을 얻을 수 있다.
◈자투리시간 틈틈이
출퇴근 전후시간이나 집에서 잠들기 전,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면 영어전화를 신청할 수 있고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을 조금씩 읽는 것도 좋다.
◈주말에는 활동적으로
주말에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평소 생각해둔 운동, 배우고 싶던 악기, 만들어 보고 싶던 음식이나 인테리어소품 등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자. 주말을 잘 보내면 일주일이 보람차게 느껴진다.
여가활용 팁
나만의 알뜰한 여가시간 보내기.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3인방이 들려주는 실생활 팁을 모아봤다.
◈동호회 활용
직장인 동호회를 잘 활용하면 자기계발과 의욕 충전을 할 수 있다. 댄스를 비롯해 맛집 탐방, 야구, 사진, 영어공부, 자전거, 자동차 등 수많은 동호회들이 존재한다. 동호회를 십분 활용해 취미를 즐기면 더 큰 힐링을 얻을 수 있다.
◈자투리시간 틈틈이
출퇴근 전후시간이나 집에서 잠들기 전,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면 영어전화를 신청할 수 있고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을 조금씩 읽는 것도 좋다.
◈주말에는 활동적으로
주말에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평소 생각해둔 운동, 배우고 싶던 악기, 만들어 보고 싶던 음식이나 인테리어소품 등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자. 주말을 잘 보내면 일주일이 보람차게 느껴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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