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여진…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사 셈법 복잡해졌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 편중 성과급에 제2·3노조 반발 커져
SK하이닉스, 성과급 일부 자사주 지급 방안 놓고 노사 충돌
정부도 문제점 인식…법 개정·지침 수립 등 대책 마련 착수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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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N% 성과급'의 여진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편중된 성과급 체계에 반발하는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로 마련한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을 놓고 노사 갈등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삼성전자는 내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날 제6차 임단협 본교섭을 연다. 올해 SK하이닉스 임단협의 쟁점은 성과급 체계 변경이다. 앞서 다섯차례 진행된 본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에 초과이익분배금(PS)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각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향후 10년간 영업익 10%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1년도 안 돼 뒤집게 된다.
사측이 지급 방식 변경을 제안한 것은 상한선 없는 'N% 성과급'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대기업들 노조 사이에서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투쟁이 잇따르면서 비판도 커졌다. 기업의 투자 여력과 주주 배당 재원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영업이익의 N%' 공식을 도입할 경우 성과급 재원이 지나치게 비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회사의 성과에는 업황 등 외부 환경과 정부의 세제혜택, 주주의 투자, 협력사의 기여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음에도 직원들에게만 막대한 보상을 주는 게 공정하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사회 여론을 인식한 듯 최근 "구성원의 행복이 주주 문제를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성과급) 문제를 손을 대고 바꿔야 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성과급 체계 개편은 노조의 강력 반발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은 현금과 달리 주가 변동 위험이 있고 일정 기간 처분이 제한될 경우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보상의 성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년간 유지하기로 한 성과급 체계 합의를 1년 만에 뒤집으려는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동조합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설립 준비를 위해 개설된 온라인 대화방에는 전체 임직원(3만5000명)의 10%가 넘는 4000여명이 모였다. 통합노조는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 이행을 목표로 회사가 낸 협상안 철회와 성과급의 임단협 분리를 요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체결한 성과급 합의의 후폭풍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반도체(DS) 부문에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는데 재원 배분 구조상 보상이 메모리 사업부에 집중되면서 비메모리와 완제품(DX)부문 구성원들 사이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성과급 합의를 주도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상실한 상황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세력을 키우며 2027년도 임단협에서 교섭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비메모리와 DX 구성원에게도 메모리 사업부와 비슷한 수준의 보상안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DX부문 직원 수는 5만1000여명으로 1인당 1000주를 지급하려면 11조원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 사측은 수용불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N% 성과급'의 여진이 지속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쟁의의 대상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구조에 반대한다"며 법 개정 추진 방침을 밝혔다.
산업부는 현재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할 때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이달 중 성과급 등을 포함해 노사 간 교섭 대상과 범위를 구체화하는 지침을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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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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