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6월 미얀마포스코공장이 멈춰섰을 때다. 함석지붕 두께 기준이 강화되면서 밀수품이 나돌았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정품의 거래가 줄면서 공장은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직원들도 내보내야했다. 이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이 당시 관리부장직을 맡고 있던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이다. 떠난 직원들과 약속한 복직을 지키기 위해서다.
“미얀마 최고 지도자의 마음을 돌려놔야 했습니다.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만으로는 부족했죠. 하지만 결국 미얀마 국민을 위하는 진심이 전해진 것 같습니다.”
이듬해 법인장을 맡게 된 그는 먼저 합작사인 군인복지법인 회장을 통해 미얀마정부에 함석 두께 규제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두 어깨에 짊어진 직원들과의 약속만큼 절실했다. 김 법인장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미얀마정부는 지난 2006년 6월 함석 두께 규제를 없앴다. 하지만 공장 재가동을 가로 막는 또 하나의 벽이 있었다.
“특명 같은 한통의 편지가 공장을 다시 가동시켰습니다. 떠났던 직원들과의 복직 약속도 지킬 수 있었죠. 그 편지가 아니었다면 미얀마포스코는 아마 완전히 철수했을 거예요.”
이번에는 포스코 경영진이 미얀마포스코의 철수를 종용했다. 공장 재가동을 눈앞에 두고 떨어진 청천벽력이었다. 그는 포스코 경영진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작성했다. 이미 결정된 사안이었기에 전송버튼을 바라보며 고민하다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새벽이 돼서야 용기를 내 전송버튼을 눌렀고 다음날 답장이 돌아왔다. 서문에는 ‘무더운 나라에서 외롭게 투쟁하는 김창규씨! 포스코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공장을 정상화시키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인도와 필리핀을 거쳐 중국까지 찾아다녔습니다. 공장은 다시 돌릴 수 있게 됐는데 제품을 만들 소재가 없잖아요. 얼마 후 공장은 다시 굉음을 뿜어냈습니다.”
공장은 2007년 3월부터 다시 돌아갔다. 공장을 떠났던 직원들도 80%가량 복직했다. 이후 김 법인장은 함석지붕의 혁신을 일으켰다. 광택이 나는 아연도금강판 ‘슈퍼스타’(SUPER STAR)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 현지 인기 여배우를 모델로 TV광고를 내면서 3개월 만에 시장점유율이 15%나 뛰어올랐다. 현재 미얀마포스코는 포스코 해외법인 가운데 수익률 1위, 영업이익률 최상위를 기록하며 미얀마에서 한국 철강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심지가 굳은 승부사 김 법인장이 항해를 지휘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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