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 정상에 오른 김보람씨/사진제공=김보람씨
"자전거는 저의 유일한 친구이자 낙(樂)이에요. 앞으로 1년에 5000km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안전하면서도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물론 자전거여행도 즐길 거구요."



매년마다 자전거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동호인 김보람(29·서울 관악구)씨. 김씨는 지난해 여름 서울-춘천 150km 무정차 라이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올해는 지난 10월19일 경북 영주시에서 열린 '제2회 백두대간 그란폰도'에서 5시간9분13초로 메디오폰도 완주도 마쳤다.



'그란폰도(gran-fondo)'는 이탈리아어로 기나긴 거리 또는 위대한 인내라는 말이며, 산악구간 위주의 정해진 거리를 시간 안에 완주하는 동호인들의 자전거대회를 뜻한다.



김씨가 완주한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영주 동양대학교를 출발해 소백산 줄기인 옥녀봉(650m)을 지나 저수령(850m)과 직치재(360m), 죽령(700m)을 돌아 다시 동양대학교에 도착하는 총 거리 84km의 험로로 유명하다. 총 상승고도가 2560m에 이르기 때문에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위대한 도전'인 셈이다.



"경사도 16%의 옥녀봉을 오를 때는 자전거를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경기 초반, 다른 참가자들을 의식한 오버페이스가 화근이었죠. 체력 안배 실패로 체면 불구하고 '끌바(자전거를 끌고 간다는 인터넷용어)'를 했어요. 완주하기 했지만 옥녀봉 10km는 제 생애 가장 기억나는 언덕이 될 것 같아요."



'자덕(자전거에 열광하는 사람을 일컫는 인터넷용어)'이 되고 싶다는 김씨. 그의 자전거 경력은 2011년부터 시작이니 거의 '초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자전거에 빠져 있을까.



"빠른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경치들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자전거가 좋아요. 또한 바람을 가르는 기분은 최고예요. 자전거 외에는 다른 운동은 전혀 안 해요."



김씨는 백두대간 그란폰도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3시30분 관광버스에 올랐다. 대회 참가비보다 대회장까지 가는 교통비가 배나 들었다는 김씨는 "멋진 코스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던 터라 새벽잠을 설치거나 교통비 따윈 문제가 아니예요. 첫 관문인 옥녀봉부터 힘들었지만 완주한 것 자체가 기쁨이예요. 특히 죽령고개 경치는 환상적이었어요"라며 뿌듯한 표정이다.



자전거가 뭐냐는 물음에 단번에 친구이자 즐거움이라고 답하는 김보람씨. 1년 5000km, 자전거를 많이 타겠다는 수치에는 목표와 함께 자전거와 늘 함께 하겠다는 한 '자덕'의 뜻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