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대학생 10명 중 7명 가량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사용되는 금기담(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지 못하게 막거나 꺼리는 이야기)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희숙 조선대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최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한국사회언어학회 2014년 가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금기담에 대한 언어의식 변화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광주 지역 대학생을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조선대학교 학생 142명을 대상으로 90개 금기담에 대한 인지도는 여학생 35.1%, 남학생 31.1%로 절반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낮은 빈도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전통 문화의 하나로 유지해 온 금기담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기담에 대한 인지도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이는 것은 ‘의식주’(남학생 43.4%, 여학생 47.5%)에 관한 것이었고 그 다음이 신체 부위에 관한 것(남학생 43.2%, 여학생 44.9%)이었으며 ‘인물’(남학생 10.9%, 여학생 12.4%)에 관한 금기담이 가장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인물’의 경우성별 역할이나 성 차별과 관련된 것이 포함되어 있어 젊은 세대에게 남녀의 역할과 관련된 고정 관념이나 성 차별적 인식에서 기인한 금기가 거의 인식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기담에 대한 수용도 또한 여학생 14.9%, 남학생이 12.3%에 불과해 전통이 생겨난 이유나 정당성이 더 이상 객관적으로 타당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는 전통에 대한 인간의 추종이 그대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금기담에 대한 인지도 및 수용도가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여성들이 일상생활과 좀 더 친숙한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체적으로는 매우 낮은 수준의 인지도 및 수용도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다리를 떨면서 밥 먹으면 복 달아난다 △문턱을 밟으면 좋지 않다 △깨진 거울을 보면 좋지 않다 △공것을 너무 바라면 머리가 벗어진다 △이름을 빨간 것으로 쓰면 안 좋다 △어린애 낳고 초상집에 가면 해롭다 △결혼식 날 그릇을 깨면 재수 없다 △몸이 아플 때는 초상집에 가지 않는다 등의 금기담은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수용도를 보였다.
강희숙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대화 이후 우리 사회가 경험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화는 다분히 전통적 문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금기에 대한 의식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기담과 관련되는 언어 의식의 변화를 확인했다”며 “전체적으로는 금기담에 대해 매우 낮은 수준의 인지도 및 수용도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몇몇 금기담은 비교적 높은 인지도 및 수용도를 보임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의식 체계 또한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우리의 의식의 저변에 남아 있거나 유지될 수 있는 금기 의식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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