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기준 현대홈쇼핑은 연초대비 31.18%, GS홈쇼핑은 36.27%, CJ오쇼핑은 42.65% 하락했다. 9월 들어 시작된 홈쇼핑주의 추락세는 11월 들어서도 여전하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3개 홈쇼핑은 11월 초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증권업계는 투자심리(센티멘탈)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발표한 실적이 실망스러워 주가의 상승발판(모멘텀)이 사라졌다는 것. 따라서 증권전문가들은 홈쇼핑주가 내년까지 상승하더라도 기술적 반등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실적 “기대치를 낮춰라”
지난달 30일 CJ오쇼핑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901억7200만원) 대비 1.1% 줄어든 2870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6.2% 감소한 276억9200만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5.5% 하락한 161억6800만원으로 집계됐다.
CJ오쇼핑뿐만이 아니다. GS홈쇼핑은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올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2.3%, 26.6% 줄었다.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 3.9%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타사 대비 그나마 선방한 모습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홈쇼핑의 3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와 한국투자증권의 추정치를 소폭 하회했다”며 “올 들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줄어드는 부진한 실적이지만 경쟁사 대비로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그나마 다행이다. 증권전문가들은 CJ오쇼핑과 GS홈쇼핑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낮추라”는 말부터 꺼냈다. 김지효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홈쇼핑에 대해 “당분간 이 회사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CJ오쇼핑은 TV채널에 집중하는 전략을 실시했으나 소설커머스 외의 모바일채널에 대한 마케팅비용이 집중되기 때문에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GS홈쇼핑도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V채널의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모바일채널 중심의 매출성장전략이 지속될 것"이라며 "프로모션 비용증가로 인해 단기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와 같은 비용확대로 인한 수익성 훼손을 당연한 흐름으로 봤다. 홈쇼핑사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TV채널에서 벗어나 모바일 분야 강화 등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로 인해 홈쇼핑사의 실적은 나빠졌지만 구조적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 4분기도 산 넘어 산
3분기 실적발표도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4분기다. 증권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희망은 없다”고.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도 홈쇼핑주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실적만 놓고 본다면 올라올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
그는 “바닥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가가 회복되려면 TV채널 분야의 매출이 올라야 한다”며 “하지만 히트상품이 없기 때문에 TV채널의 매출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홈쇼핑 3사의 4분기 실적전망(업계추정치 평균)을 보면 지난 10월10일과 이달 11일 발표된 것을 비교해본 결과 GS홈쇼핑의 경우 매출액이 지난 10월 3111억원이던 것이 1개월간 1.29% 감소한 307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14억원에서 442억원으로 14.01% 줄었다. CJ오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7.68%, 8.05% 감소했고 현대홈쇼핑 역시 0.21%, 4.05% 떨어졌다.
연말은 일반적으로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유통업체의 매출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비교사이트 등을 이용해 최저가로 구매하고 해외직구 등을 통해 더욱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트렌드가 정착돼 연말이라 할지라도 큰 수혜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홈쇼핑사들이 모바일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아직은 과도기일 뿐이며 내년 1분기는 돼야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오린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체질개선에 나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홈쇼핑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시간 전 한 홈쇼핑의 앱을 이용해 화장품을 구매했는데 5만원에 판매되는 화장품을 포인트와 할인권 등을 사용해 3만9000원에 샀다”며 “홈쇼핑사들이 모바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쿠폰을 많이 지급하는데 당장 매출은 늘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이익이 훼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도 ‘재미 없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차원의 규제가 홈쇼핑사의 실적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견해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10월 홈쇼핑 6개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국장은 지난달 30일 “홈쇼핑 6개사에 대한 조사를 다 마쳤다. 혐의내용을 보니 불공정거래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12월 말까지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내년 초 위원회 심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홈쇼핑업체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우려된다.
공정위 외에 금융위원회의 제재도 예정돼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기동·기획검사를 실시했다.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보험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민원이 줄을 이었기 때문.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홈쇼핑은 실적도 나쁜 데다 정부규제도 있어 당분간 주가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금융위원회가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을 조사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도 문제지만 규제이슈가 겹치며 당분간 홈쇼핑주를 힘들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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