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책으로 환율 대응 못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2.0%에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열린 금통위에서 15개월 만에 2.25%로 기준금리를 낮춘 뒤 지난 10월 두 달 만에 2.0%까지 인하했다. 사상 최저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본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한 금통위의 결정은 '만장일치'였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일본중앙은행(BOJ)의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QE) 정책에 따른 급격한 엔화 약세가 국내 통화당국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가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함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상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엔저심화가 일본과 경합도가 큰 업종에 타격일 것”이라면서도 “금리정책으로 환율에 대응하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주요국 경기상황이나 국제 자금 흐름 등 금리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는 것. 사실상 엔화약세의 대응 카드로 환율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못 박은 것이다.
또한 이 총재는 엔화 약세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엔화 약세도 무한정 이뤄지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과도한 약세에 따른 물가상승 문제나 수입업체의 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약세도 한계가 있다”고 한정했다. 이어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조치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의 ‘단호한’ 동결 결정에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연말까지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민규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 논쟁은 내년 1분기에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금리 인하의 관건은 “유로존의 경기 부진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더 느려지냐의 여부”라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보다 조정 국면 돌입”
이로써 엔저 여파에 따른 원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무색해졌다. 채권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기보다는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금통위를 계기로 한은이 금리인하를 통해 원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수그러들 것”이라며 “시장이 기대한 금리인하 시점이 11월은 아니지만, 한은 총재가 원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금리 정책에 부정적인 태도를 분명히 함에 따라 적어도 원화 약세를 유도할 만한 재료 한가지는 거의 소멸됐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가 추가 금리인하에서 동결로 바뀌면서 (최근의) 원화 약세는 일부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그는 “현재까지 흐름은 예상치보다 원화와 엔화의 약세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향후 통화 약세 속도가 완만해지거나 시기에 따라서는 강세 반전이 나타나는 등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최근의 상승세를 반영해 상향조정했다.
국내 이슈 외에도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정치적인 불안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조기 총선 여부는 오는 17일 일본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인 후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확정 후에도 조기 총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연말까지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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