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6일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렸다.
매입 금액은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1%다. 매입 규모는 보통주가 165만주, 기타주식(우선주)이 25만주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주식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호재성 이벤트다. 시장 유통물량이 줄어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린 것은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2월2일 150만3000원(52주 신고가)을 기록한 이후 약세를 보이며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120만1000원을 기록했다. 신고가 대비 26.30% 떨어진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이후 총 6회에 걸쳐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 바 있다. 과거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취득했을때는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취득한 과거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6번 중 4번은 1개월간 주가가 상승 추세를 기록했다"면서 "다만 이후에는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등 엇갈렸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이번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환영하고 있다. 27일 오전10시5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41% 오른 129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놓고 봤을때 강세 흐름을 나타낼 수 있을까.

이가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단기성 호재이기는 하나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한다. 자사주 취득 발표 다음날에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지만 길게 놓고 보면 주가는 펀더멘탈에 회귀했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를 보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 부양책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 측면에서 놓고 보면 자사주 취득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자사주 취득으로 시작된 주주환원 정책의 시작이 얼마나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배당정책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불어 4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6 출시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선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가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금은 다른 견해도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동안 주가가 움직이지 못헸다는 반론은 과거의 사례일 뿐"이라며 "2010년 이전과 지금은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윤 센터장은 "지난 2010년 이전은 성장의 시대였고, 당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외국 주주의 행보에 발맞춘 소극적 대응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장은 멈춘 이후, 새로운 잣대가 필요했고,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의 큰 힘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주 매입을 범 주주환원정책으로 보면, 작년에 비해 배당성향이 거의 배에 가까워진다"며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너무 저렴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