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기억할 것이다. 개별주식에 투자한 개인은 1년 내내 기관의 롱숏과 단기수익률 게임에 따른 변동성으로 뒷북만 치면서 손절하지 않았다면 다행일 정도다.
또한 금융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는 '상반기에 실망스런 롱숏펀드→하반기 뒤늦게 투자한 가치주·배당주펀드 수익률 저조→ELS종목 하락터치 손실' 등 상당히 곤혹스러운 투자경험을 했을 것이다.

반면 채권의 경우 불안한 국내경기 및 금리인하로 연 7%에 가까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채권투자로 큰 수익을 낸 투자자는 별로 없다, 오래 전에 국채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시장은 이런 것이다. 계속 바뀌고 움직이고 진화한다.


거액자산가의 투자컨설팅을 맡고 있는 필자와 같은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 역시 자고나면 급변하는 현장에서, 특히 글로벌 시장흐름과 다른 궤도를 달렸던 우리 금융시장에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고집스런 원칙보다는 유연하게 휘어지는 대응전략이 효과적이었다.

◆ 내년도 핵심 변수는 환율

내년에도 환율은 핵심 경제변수가 될 것이다. 달러자산의 지속적인 강세 및 엔저 등 신흥국 관련 펀드 유출입을 통해 환율의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원유·금·비철금속 등을 비롯한 상품가격 하락의 추세도 수퍼사이클의 종말,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함께 체크해야 한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특히 극적으로 터닝한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상승추세를 볼 때 지난 3년간 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은 미-중 사이에 낀 샌드위치와 같은 모습이어서 다소 안타깝다. 미국은 양호한 경제정책과 견조한 펀더멘털 개선에 따라 올해에만 수십차례 사상최고가를 갱신하는 강세(Big-rally)를 보였다. 반면 유독 우리 주식시장은 디커플링으로 엇박자를 타며 1900~2050의 밴드에 갇힌 모습이었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큰 파고속에 전략적 제품 경쟁의 열위, 게다가 주주친화정책과 배당기대감을 무시한 일부 그룹 등의 판단 등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코스피시장의 대표종목들이 상당기간 악재 속에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글로벌 IT 선두기업인 삼성전자가 미국의 애플과 중국의 샤오미 등에 끼어 힘을 못쓰며 '호두깎는 기계'(Nut Cracker)라는 얘기를 듣는 게 현실이다.

 


 
◆ 2015년, 안갯속 신호등 잘 봐야
내년에도 전세계 주요 각국의 경제정책에 따른 복잡한 변수가 끼어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안개국면 속에 바뀌는 신호등을 주의 깊게 보며 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타이밍은 내년 2~3분기에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확대 및 엔화변수, 중국의 소프트랜딩 여부 등 이슈가 켜켜이 쌓여있다. 이에 따라 시장과 상품의 흐름, 트렌드를 살피며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내년에 화두가 될 만한 요소를 살펴봤다.

① 기업지배구조의 변화

내년에도 기업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투자이슈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전환기업의 경우 주식 현물출자나 교환으로 발생하는 양도세 및 법인세의 과세이연 일몰(2015년 말)로 인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기업(현대글로비스, SKC&C)들은 주가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악화로 그룹 후계구도가 주목받으면서 그룹 내 합종연횡과 그룹계열사의 상장이 속속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에 비상장으로 미리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냈으며 12월에는 마지막으로 남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제일모직이 상장된다.

② 고령화시대

고령화시대를 앞두고 ▲건강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헬스·의료업종(인바디·메디톡스·바텍) ▲중국의 소비관련주(아모레퍼시픽) ▲모바일로 통하는 세상의 선두주자인 게임주·전

자결제주(컴투스·NHN엔터·KG이니시스·나이스정보통신 등)의 꾸준한 강세가 예상된다.

③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여전히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찾기의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표적인 한국형 헤지펀드 등에 관심을 가질 때다. 올해 변동성이 컸던 시장환경에서도 8%를 웃도는 수익률에 높은 '샤프지수'(sharp ratio: 위험을 1단위 감수했을 때 무위험수익률을 초과한 펀드수익률)를 기록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기록했다. 1%대로 낮아진 사상최저수준의 금리와 2000만원으로 낮아진 금융종합과세 문턱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절세매력을 갖춘 주식 등을 포함한 비과세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중장기로 실적상승이 진행되고 성장성이 높은 주식은 저금리 예금보다 훨씬 가치 있는 투자자산이다.

④ 해외직접투자

지난 11월17일 중국의 후강퉁제도의 전격시행으로 중국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며 업종대표주, 금융주, 고배당주 등에 고객의 관심과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후강퉁제도를 시행하면서 글로벌자금 1일투자한도(130억위안·한화 약 2조3000억원)를 뒀는데 사실 상하이증시 시총이 4000조원이 넘는 현실에서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지만 이 투자한도는 향후 개방폭에 따라 더 늘리거나 폐지될 수 있다. 또한 중국정부는 상하이A주를 투자하는 외국인투자자에게 향후 3년동안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는 인센티브도 내놓았다.(종전 매매차익의 10%를 세금부과)

이와 함께 미국의 바이오업종ETF 등도 계속 매수해야 할 관심섹터다. 봐야 될 세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희망찬 2015년 을미(乙未)년 양띠해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우리가 기대하고 소망한대로 이뤄지는 1년이 눈앞에 멋지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