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현대글로비스가 오는 2월부터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이 시행될 경우 현재 43%의 지분을 가진 정 회장 부자에게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경영권 승계 필요성이 남아 있어 향후 지분 매각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3일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지난 12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2170주(13.39%)를 매각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주식 가격이 시장 기대만큼 낮지 않았고, 물량도 방대해 매각 조건이 맞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성사되지 못했으나 재추진 가능성은 여전하다. 매각 추진 목적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비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을 30% 아래로 낮춰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하는 것이 이번 매각 추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이 불발되면서 지분율 하향 조정에도 실패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매각이 추진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현대글로비스지분 매각 재개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다만 지분율을 낮춰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취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사업기회 개방을 확대하는 등 계열사 간 거래를 축소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해 왔으며 이 같은 기조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을 추진하자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식 매각으로 마련된 현금 약 1조3000억원으로 그룹 순환출자 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때문에 현대모비스 주식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13일 주식시장 개장 직후 주가가 7% 이상 급등했다. 반면 정 회장 부자의 블록딜 시도와 매각 불발로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15%가량 내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에서 보듯 주주 이해관계가 워낙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현대차측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다음 블록딜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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