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위태롭다. 주력 계열사인 비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계순위 18위에서 40~5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24일 재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최근 비금융 계열사 70% 가까이를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계열은 최대한 지켜내 종합금융사로의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동부그룹은 아예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인 그룹(공기업 제외)을 대기업 집단으로 선정한다.
동부그룹의 공정자산은 작년 기준 17조7890억원 수준. 그러나 주요 비금융 계열사를 뺀 금융계열사의 공정 자산 규모는 4조1790억원에 불과하다. 매각하지 않은 동부대우전자(8900억원)와 동부팜한농(1조2000억원)을 합쳐도 7조원대에 그친다.
이처럼 동부그룹은 외형이 줄어든 것은 지난 1년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 때문이다. 2013년 11월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고 매각 대상 자산을 상당수 처분하거나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였던 동부제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가 경영정상화 이행계획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동부발전당진은 작년에 SK가스로,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3개사 컨소시엄에 각각 넘어갔다. 동부CNI도 IT부문을 900억원에 매각했다. 게다가 전자재료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로봇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부메탈은 2016년까지 매각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부그룹은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19일 동부캐피탈 지분 49.98%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화재는 금융 계열사 동부생명의 지분 99.84%, 동부증권 지분 19.92%, 동부캐피탈 지분 10%를 갖고 있다. 동부증권은 동부자산운용의 지분 55.33%, 동부저축은행의 지분 49.98%를 보유하고 있다. 즉 동부화재가 동부캐피탈의 지분 49.98%를 취득하면 금융지주사가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담보 지분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 90.09%를 금융권에 돈을 빌리기 위한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그런데 금융기관들이 담보인 동부화재 주식을 내다팔면 김 회장 일가는 경영권을 상실할 수 있다. 재계에선 동부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재편되기는 진통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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