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ICT(정보통신기술)를 만나 달라지고 있다. 신용카드를 내밀면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던 상인들은 이제 신용카드 외에 교통카드로 결제해도 불편한 기색이 없다. 결제수단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상품과 고객관리는 ‘태블릿 PC’가 대신하고 마케팅에서도 SNS와 모바일을 활용한다. 상대적으로 이용이 불리했던 배송서비스 역시 편리함을 갖췄다. 대형마트를 찾던 이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전통시장으로 안내한다.


 

/사진=머니위크

◆교통카드로 장까지 한번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에서 새로운 광경을 목격했다.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구입한 50대 여성 A씨가 점포 앞에 비치된 간편결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자 결제가 완료된 것이다. A씨는 “처음에는 신기해서 이용했는데 지금은 편리해서 자주 찾는다”며 “교통카드 한장만 들고 다녀도 장을 볼 수 있어서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녀는 “교통카드로 결제를 하면 1만원 이상 구매 시 1000원 할인(조건부 할인)이 되기 때문에 현금 결제보다 싸게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풍경은 지난해 12월 말 서울시가 망원시장을 비롯해 길동시장(강동구), 신원시장(관악구), 신창시장(도봉구), 영천시장(서대문구), 정릉시장(성북구) 등 6개 시장에서 티머니형 교통카드와 후불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점포마다 간편결제 단말기를 비치한 이후 시작됐다.

이 단말기는 교통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RF’(무선주파수)방식을 도입, 빠른 결제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버스·지하철 하차 후 1시간 이내에 해당 교통카드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물건 값에서 1000원을 즉시 할인해준다.

그간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백화점과 비교해 신용카드 가맹점포가 많지 않고 카드수수료를 이유로 소액결제를 꺼리는 상인이 많아 카드사용 빈도수가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현금보다 카드사용률이 더 높은 소비자들은 상인들의 이러한 태도에 발걸음을 돌렸고 결국 매출 하락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 망원시장 내 상인 B씨는 “아직 시행된 지 얼마 안돼 이용자가 많지는 않다”며 “50명 중 1명꼴로 해당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B씨는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하지만 수수료를 떼지 않아 상인들이 피해보는 것은 전혀 없다”며 “도입 이후 아직까지 매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6개 시범시장에 먼저 해당 단말기 600여대를 보급했으며 오는 2018년까지 서울시내 330개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최근 전통시장은 배송서비스에서도 ICT기술을 적용해 접수, 배송지 입력, 배송요청 등 배송과정을 크게 단축시켰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중곡제일시장에 마련한 ‘스마트 배송시스템’은 소비자가 구매한 물품을 무인택배함에 넣고 배송지 주소를 입력하면 2시간 이내(인근 5Km 이내)에 배송이 완료된다.

중소기업청도 이를 확대, 발전시켜 오는 3월부터 장애인·노년층 등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온라인 장보기 및 배송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이용자가 온라인을 통해 시장과 상품을 검색, 주문하면 배송 후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중기청은 전통시장의 스마트화를 위해 올해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전국 130개 시장을 대상으로 ICT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내 PC와 프린터 등을 갖춘 ICT카페가 조성되고 와이파이(WiFi) 구역이 설치되는 등 모바일 접근성을 높인다. 또한 카드결제와 현금영수증 발급, 쿠폰 발송 등이 가능한 모바일 포스(POS)도 보급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 합본호(제370·3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