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경고그림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처리가 무산되면서 담배제조사들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담배 경고그림 정책이 우리나라엔 처음 도입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법안 처리가 연기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3일 국회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담배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제2차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겼다.
지난달 26일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국민건강진흥법 개정안은 담배 제조사가 담뱃갑 앞·뒷면 면적의 50% 이상을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로 채우고 이 가운데 경고그림의 비율이 30%를 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배업계는 겉으론 시큰둥하면서도 내심 환영한다는 목소를 내고 있다.
담배업계 한 고위 임원은 “해외사례를 보면 경고그림이 있다고 해서 흡연율이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애초에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법안 통과가 왜 무산됐는지 궁금하다”며 “앞으로 (담배 경고 그림을 두고) 찬반논쟁만 더 뜨거워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흡연 문화가 다르다”면서 “해외에서 담배 경고그림이 효과가 없다고 우리나라에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다. 현재로선 무산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부 담배회사는 입단속에 나섰다. 자칫 속내를 내비쳤다간 정부로부터 찍힐 수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제조업계가) 입장을 내놓기엔 부담이 된다”면서 “공식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해외에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해외에서 담배 경고그림을 가장 먼저 시행한 곳은 캐나다다. 캐나다는 경고그림을 도입한 2001년 흡연율 22%에서 2005년 20%로 감소해(연평균 감소율 0.4%포인트), 도입 이전 감소율 1.0%포인트보다 완만해졌다.
다만 브라질은 2002년 도입 당시 흡연율 13.5%에서 2006년 13.3%로 효과가 미미했으며 싱가포르는 2004년 도입 후 12.5%에서 2008년 12.8%, 2012년 14.1%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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