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산규제 법안 통과에 대해 KT는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 위헌소송 등 적절한 조치를 논의 중이다. 반(反) KT 진영은 “합산규제 법안 통과는 찬성하지만 3년 일몰로 법안취지가 무색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이번 합산규제 법안 처리에 어떤 사업자도 환영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발묶인 KT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반사이익 챙길 것”
국회는 지난 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합산규제 안을 담은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유료방송 합산규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의 합산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33%(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1)를 넘지 않도록 하는 합산규제가 포함됐다.
특히 영구 규제를 골자로 한 원안과 달리 3년 후 폐지되는 일몰제를 적용했다. 또 점유율 기준은 가입 가구가 아닌 가입자 수로 하되 가입자 수 검증은 대통령령에 위임키로 합의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케이블,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의 시장 독점을 통합해 규제하는 것으로 사실상 KT를 겨냥한 법안이다.
KT는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합산점유율이 28.6%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법안 통과로 앞으로 3년 간 합산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가입자 유치에 제동이 걸렸다. KT 측이 “발목이 묶였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KT는 합산규제 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의 선택권과 기업의 영업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있다고 못박는다. 사전에 시장점유율을 규제하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KT 관계자는 “법안의 목적은 영세한 케이블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며 “그러나 법안 통과로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상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같은 대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규제 자체에 반발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영세한 사업자들을 위한 지원과 활성화 정책이 있을 수도 있고 앞선 사업자(대기업)에게 의무를 지우는 형식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법안의 통과로 KT가 발목을 잡힌 사이 두 사업자만 이익을 볼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소비자 선택과 영업의 자유를 제한시키는 시장점유율 사전규제는 규제방식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 KT진영 “3년 일몰? KT에 날개 달아준 꼴”
반면 반(反) KT 진영은 ‘바라던’ 법안 통과가 오히려 ‘KT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입장이다. 합산규제 법안 통과에는 찬성하지만 규제 내용 중 ‘3년 일몰’을 적용함으로써 3년 후 사업자 간 같은 논쟁이 재발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합산규제 논의는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며 “하지만 일몰제로 인해 3년 후 다시 입법미비 및 규제불균형 상태로 되돌아오게 돼 법안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는 KT의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점유율 추이를 고려할 때 3년 이내 33%까지 오를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판단으로 ‘3년 적용 후 폐지(일몰)’가 아닌 ‘3년 적용 후 재검토’로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협회 측은 이에 “합산규제가 3년 후 효력 상실된다면 KT는 사실상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고 유료방송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3년 후에도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모두 똑같이 적용해 규제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의 한 관계자 또한, “3년 일몰제를 적용한 탓에 추후 사업자간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편 해당 법안은 공포 후 3개월 뒤 시행됨에 따라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KT는 관련 법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위헌소송 등 적절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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