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이 호반건설 등 5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호남 대표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키기 위해 호반건설의 통 큰 결단이 절실하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호남지역 산업·금융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KBC광주방송 투자주주들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들과 손을 잡게 돼 호반건설의 자금력이 늘 수 있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4억원, 현금화 가능한 장단기 금융상품 1851억원, 관계사 대여금 2188억원, 기타 단기 대여금 56억원 등 활용 가능한 현금 총액은 4439억원 규모다.
호반건설은 또 유력한 인수후보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컨소시엄 구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하며 인수전 완주의지를 내비쳤다.
호남 대표 기업인 금호와 지역을 연고로 한 신흥 중견 기업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은 착잡하다. 금호는 지역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했다. 고용창출, 많은 협력업체 등 지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의 각종 사업과 장학사업을 통한 인재육성, 문화발전에도 기여해왔다. 지난해 2조35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려 220억원 이상을 지방세로 납부했다.
또 호남출신자 채용을 꺼리는 여느 기업과 달리 지역에서만 5000여명을 고용했다. 이들의 인건비만 연 3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도급 및 파견직원 1500여명에게 연간 700억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720여곳에 90여억원어치를 구매하고 있다.
각종 성금과 기부금 등 지역발전명목으로 쓰는 금액도 12억원에 이른다.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유동성위기를 맞기 전인 2009년에 비해 고용인원과 지방세 납부액은 절반 이하로 줄고 지역 내 사회공헌기부협찬금도 3분의 1 이상 줄었지만 금호는 변함없는 지역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기반이 약한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인 셈이다.
물론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국내 대표 건설사 호반건설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과 기대도 크다. 지역을 연고로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지역민의 박수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역 사회공헌사업도 활발히 펼치며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힘겹게 견뎌온 호남뿌리 기업을, 지역을 연고로 한 기업이 공중분해 시킬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금호산업 인수의향서에서 드러났듯이 30대 대기업은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유는 경영자간 배려와 도의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네곳의 사모펀드를 제외하고는 호반건설이 유일하다.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은 없다. 호반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삼라마이더스와 심펙 등과의 컨소시엄 구성에서 보듯이 쉽지 않다. 삼라마이더스측에서는 경영자 간 배려와 도의상 애초부터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한다 해도 그룹은 산산조각으로 나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로 과거 대한화재를 인수했다가 불행하게 막을 내린 지역 대표 기업 대주그룹 등의 전철이 또다시 되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호반건설이 지역 대표기업을 지켜낼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역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지역의 또 하나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위상을 높였다는 데 만족하고 여기서 멈추는 게 맞다. 이미 금호산업 주식투자로 3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봤고 전국적으로 기업브랜드를 알리게 된 마케팅 효과도 얻었다"며 "이제는 그동안 펼쳐온 경영기조대로 안정적이고 튼실한 경영에 매진하는 것이 지역민과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9일까지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가운데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달 23일 5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최종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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