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특약점에 장려금을 주지 않아 사실상 판매목표달성을 강제한 농심 측에 시정명령과 함께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특약점이란 농심 제품을 매입해 소매점 등에 재판매하는 사업자(대리점)로 라면·스낵을 취급하는 제품특약점과 시리얼·생수·음료를 취급하는 상품특약점으로 구분된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각각 387곳, 172곳이다.
이날 공정위에 따르면 농심은 제품특약점에 월별 매출목표를 설정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목표 달성률을 80%로 잡고 이에 미달했을 시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
예컨대 지난 2012년 5월 농심은 상품특약점에서 시리얼 '켈로그'의 판매실적이 저조할 경우 해당 상품뿐만 아니라 전체 상품 매출액에 따라 지급하던 장려금을 최고 50%까지 감액하도록 판매장려금 지급조건을 변경해 시행했다.
이 같은 행위는 2개월 간 한시적으로 시행돼 장려금 차감 등 특약점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농심 내 제품특약점의 경우 주요 제품 판매가격이 농심의 출고가보다 낮게 형성돼 사실상 특약점들은 판매마진이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 상황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상 판매장려금은 제품특약점의 실질적인 수익원의 역할을 했고, 제품특약점들은 월별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월말에 물량을 도매상 등에 집중적으로 매우 싼값(염가)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농심이 월별 매출목표를 달성한 특약점에만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특약점이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했다"며 "판매목표를 강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거래상지위 남용행위)에 따라 농심 측에 ▲특약점에 판매목표를 부과, 판매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이를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특약점에 정기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의 지급기준과 지급수준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함으로써 특약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과징금 5억원을 농심 측에 부과했다.
제재수위에 대해 공정위는 "당초 농심은 동일한 판매장려금제도를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유통업체 간 경쟁 등 외부적 여건 변화로 어느 순간 특약점에 대한 판매장려금이 정상적인 마진을 대체하게 되면서 사실상 강제성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사의 제품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발생한 초과생산 재고부담을 대리점에 전가하기 위해 본사→지점→대리점 순으로 비인기제품 및 유통기한 임박제품을 강제할당하고 주문량 조작 등의 적극적인 수단을 통해 밀어내기 한 남양유업 건과는 다른 법 위반행위"라고 덧붙였다.
현재 농심은 공정위가 지적한 사안에 대한 개선조치를 모두 끝낸 상황이다. 지난 2012년 7월 최소매출기준(목표의 80%)을 폐지했으며 이듬해 7월 목표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매출액의 5%를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등 판매장려금 제도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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