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리혐의를 포착해 전방위 수사에 나설 계획을 보이자 대기업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스1 DB
포스코건설을 시작으로 SK건설, 동부그룹, 신세계그룹까지 검찰의 칼날이 대기업 총수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17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포스코건설에 이어 동부그룹 김준기(71) 회장 일가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도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김 회장이 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장부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부외자금 비자금이 어디로 흘렀는지 여부다. 검찰은 김 회장의 비자금 상당액이 장남과 장녀에게 유입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회장의 동서인 동부CNI 윤대근(68) 회장이 10억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윤 회장이 동부하이텍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2005∼2008년 별도의 개인 계좌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삿돈을 횡령·은닉한 것으로 보고 자금거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SK건설도 이번 수사 대상에 오른 기업이다. 검찰은 새만금 방수제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한 SK건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이 고발요청권을 시행한 것은 고발 강제규정을 도입한 법 개정 이래 처음이다.

SK건설은 2010년 4월 한국농어촌공사가 발주한 새만금 방수제 동진 3공구 건설 공사 입찰 과정에서 대우건설·금광기업·코오롱글로벌 등과 투찰 가격을 담합해 공사를 따낸 것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났다. 방수제는 새만금 방조제 안에 각종 용지를 조성하기 위해 쌓은 둑이다.

신세계도 지난해 11월부터 거론된 비자금 의혹으로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검찰은 신세계의 법인 당좌계좌에서 발행된 당좌수표가 정상적인 물품 거래에 쓰이지 않고 현금화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하도급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포스코건설 본사와 임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포스코 임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비자금 규모는 100억원대로 알려졌지만 최근 2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3년차를 맞아 검찰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 수사에 나서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위축되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