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을 울음의 도가니로 만든 세월호 사건을 소설로 펴낸 유종민 작가는 이같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스토리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오래 기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 작가가 쓴 '세월호, 꿈은 잊혀지지 않습니다'는 세월호 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스토리로 엮어낸 책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세월호를 주제로 한 추모시집이나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책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스토리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재조명하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
놀라웠다. 스토리가 가진 힘을 통해 그는 황망히 목숨을 잃은 고인들의 쓰러져 간 꿈을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모두가 그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으려면 그들의 상처를 기억하는 것 이상으로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해 유종민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세월호 사고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묘사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비극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만큼 쓰는데 어려움이 많지 않았을까. 이 같은 질문에 유 작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답했다.
“책에는 30여 명이 넘는 실제 고인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분들의 삶과 꿈이 왜곡되면 안 되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는 실화인 만큼 자료 조사에 거의 한 달을 소요했다.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고 배의 도면을 구하는 등 최대한 사실에 입각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실제로 이 소설에는 언론을 통해 소개된 대부분의 고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마치 세월호 사고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당시의 상황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유 작가는 글을 쓸 당시를 회고하며 “고인들의 사연을 한자리에 모아놓자, 마치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듯 일부러 스토리를 지어내지 않아도 글이 자연스럽게 써졌다”고 전했다.
그는 책을 통해 고인들을 활자로 되살리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책을 쓰는 동안 산자들보다 망자들과 함께 한 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고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탈고 후에는 그들과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
◆"멈춰진 팽목항의 시계를 돌릴 수 있을까"
그는 책이 나오자마자 팽목항부터 다녀왔다. “팽목항 앞바다의 검은 물결을 바라보면서 책에 등장하는 고인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되뇌었다. 책의 출간 소식을 제일 먼저 고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세월호, 꿈은 잊혀지지 않습니다’는 세월호 참사 6개월이 되던 날인 2014년 10월 16일에 발행됐다. 출간 당시 시기적으로 조심스러운 부분은 없었을까.
“당시 특별법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였고, 세월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너무도 많이 싸늘했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런 때 현실에 직면하는 책을 내서 우리가 잊고 지낸 것은 없는지 묻고 싶었다.”
책이 나온 이후 단원고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도 책을 기부한 그는 416기억저장소나 故박예슬전시회를 진행한 서촌갤러리에도 책을 기증해 많은 분들과 함께 슬픔을 나눴다.
“1주기를 맞아 팽목항에 다시 다녀올 생각이다. 멈춰진 팽목항의 시계는 언제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던 그는 올해 1월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세월호의 아이들이 차츰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 아직도 배 안에 갇혀 있는 남은 실종자들이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말을 건넸다.
<사진=유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