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날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계획이다. 이날 유찰이 결정되면 재입찰 또는 수의매각 추진을 위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하고 후속절차에 들어간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유찰을 결정하고 수의매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6007억원을 쓰며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을 제외하고 뚜렷한 인수의향자가 없다는 점에서 재입찰 결정 시 매각 장기화만 초래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금액을 써낸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에는 채권단 내부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 여기에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이는 박삼구 회장과의 직접 거래가 채권회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 회의에서 전체 채권자의 75%가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할 경우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수의계약 여부가 결정되면 박 회장과 채권단이 회계법인 한곳씩 선택해 실사를 진행하고 이후 기업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협상에 나선다.
최대 관건은 가격이다. 채권단은 최저 매각기준가격(MRP)을 8000억원 이상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금호는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 또는 최대한 금액을 낮춰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7000억원 안팎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종적으로 박 회장에게 매각가를 제안한다. 박 회장이 이를 거절할 경우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6개월간 행사하지 못한다.
이후 6개월 내에는 모든 회사에게 금호산업 인수 기회가 열린다. 이때도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박 회장은 다시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단 본입찰 결과 경쟁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만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박 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에게도 실낱같은 기회는 남아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본입찰에서 6007억원을 써낸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채권단 운영위원회 6곳 가운데 4곳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제시가격을 놓고 일부 채권은행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채권단은 우발채무 보상 등 호반건설이 제시한 양해각서(MOU) 체결 조건에도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 매각작업이 표류하면 채권단과 금호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지역경제계는 적정한 가격으로 조속한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