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연초에 올해 코스피 20개사, 코스닥 100개사, 코넥스 50개사 등 총 170개사를 상장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지난해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78개사임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초저금리시대,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공모주를 주시한다. 최근 공모를 마친 제노포커스의 공모청약에는 증거금으로 1조5929억원이 들어왔다. 이 회사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61억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규모가 작음에도 투자자의 관심은 높다. 이 회사의 공모청약 경쟁률은 무려 1206.75대 1이었다.

올 한해 공모주시장 흐름과 현명한 공모주 투자법에 대해 알아봤다.


◇ 초대어급 없지만 ‘손맛’은 있다

지난 5월20일까지 국내시장에 신규상장된 기업은 총 27개사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하반기에 공모청약을 마치고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낸 회사는 총 78개사다. 이 가운데 39개사가 9~12월에 청구서를 제출했다. 특히 삼성SDS에 이어 제일모직까지 대어급은 하반기에 잇따라 상장했다.

전례를 감안하면 올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IPO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복싱에 비유하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는 오프닝게임이었고 6월부터 본 게임이 시작하는 셈이다. 싸이맥스에 이어 베셀, SK D&D, 경보제약, 세미콘라이트, 코아스템, 동운아나텍, 파마리서치, 토니모리 등 다수의 기업이 오는 7월까지 공모청약을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올해 공모주시장에는 초대어급이 없다. 하지만 손맛을 즐길 정도의 월척은 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이나 미래에셋그룹의 미래에셋생명, LIG그룹 계열사로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SK그룹의 SK루브리컨츠, 태광그룹 계열의 유선방송업체인 티브로드홀딩스, 제주항공 등이다. 이들은 상장 시 시가총액이 최소 5000억원, 최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에 상장을 완료한 엔에스(NS)쇼핑을 제외하면 올해 대어급으로 평가되는 기업 대부분이 6월 이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동안 ‘핫’했던 바이오도 주식시장에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스몰캡팀장은 “올 상반기에 상장이 예정된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는 제노포커스가 유일했다”며 “정부가 기술특례 상장기회를 크게 늘렸지만 기업 입장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상장준비를 마친 기업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30개 이상의 바이오기업이 공모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상장이 아닌 이전상장도 활발하다.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최 팀장은 “올해 10개 이상의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매력적인 기업 고르는 법

거래소의 계획대로라면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만 올해 120개의 종목이 상장된다. 수많은 신규기업 가운데 투자매력이 있는 저평가된 새내기 기업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증권투자에 나설때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 기업의 가치(펀더멘털)를 보는 것이 기본이다. 이외에도 염두에 둬야 할 요소는 더 있다. 오탁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벤처캐피털(VC)의 지분보유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규상장하는 기업의 공모가격은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수요예측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개인투자자에 비해 기업의 분석능력이 뛰어난 기관투자자가 IPO 시 비싼 가격을 써내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을 경우 공모가 수준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

오 애널리스트는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비율이 높은 기업도 투자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관투자자는 공모 전 수요예측 시 특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의무보유 확약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일정기간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는 대신 공모주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어서다. 기간을 길게 잡을수록 공모주를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다. 기관이 상당기간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며 주식을 더 가지려고 한다면 좋은 기업일 확률이 높다.

또 그는 “벤처캐피털이 해당 상장사의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창업 후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벤처캐피털로부터 IPO 전에 투자를 받고 지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한 후 벤처캐피털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시장에서 이 기업의 주식을 매각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벤처캐피털이 보유 중인 지분이 시장에 대량으로 나올 경우 공모 이후 주가수준이 한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IPO, 어떻게 진행되나

증권사가 상장을 원하는 기업과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이후 실사를 통해 예비심사청구서를 작성, 한국거래소에 제출한다. 거래소는 통상 2개월(단축될 수도 있음) 동안 심사한 뒤 결과를 해당 회사에 통보한다. 이를 통보받은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

이후 15일이 지나면 주식공모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대표주관회사가 발행주식의 공모희망가 밴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수요상황(가격 및 수량)을 파악한다. 수요예측이 끝나면 이를 반영해 공모가격이 최종 결정된다. 가격이 정해지면 일반투자자 및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절차를 진행해 공모주식을 배정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거래소의 상장승인이 떨어지면 거래소에서 매매가 시작되고 IPO 절차도 마무리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