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최근 한 보험사 광고의 CM송으로 사용돼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를 얻은 가수 오승근의 노래 가사 일부다. 각종 포털사이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최근 트로트계 최대 히트곡으로 부각됐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이나 활동에 제약을 받아야 하느냐’는 노랫말이 쉽고도 명료하다. 건강 관리만 잘 한다면 노인에게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다.

젊어지는 노인층 때문인지 노인의 기준을 만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대한노인회는 노인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 2010년 이래 노인연령 상한에 반대했던 국내 최대 노인단체가 앞장섰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노인회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할 때 노인연령 기준이 상향되는 것이 맞는다는 공식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복지예산 절감으로 후대 재정부담 등의 문제에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물론 반대의견도 거세다. 한국은 OECD 기준 노인빈곤 1위 국가이기 때문에 노인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할 정책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OECD 노인 관련 자료에서 한국은 번번이 오명을 독식했다. 노인빈곤층 비율이 1위일 뿐만 아니라 노인 자살률도 1위를 기록해서다. OECD의 지난 5월21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50%에 육박하는 49.6%를 기록해 OECD 회원국 평균(12.6%)을 크게 넘어섰다. 노인 자살률도 인구 10만명 당 81.9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부끄럽고도 끔찍한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사진=뉴시스 DB

◆고령화 흐름 대안책 찾아야
노인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인구 프리미엄(국가 전체 인구에서 높은 젊은 층 비율)에 의존해 성장한 동남아시아도 전반적으로 큰 문제에 봉착해 있다. 한국의 세계은행 가입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악셀 판 트로첸버그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는 아시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를 ‘인구 고령화’로 지적했다. 동남아에서 인구 프리미엄이 조만간 바닥나면 향후 성장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모두가 우려하는 고령화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국가나 사회의 인구 구성 비율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태가 되는 것을 노령화라고 부른다. 과학∙의학의 발달과 평균적인 생활수준, 주변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평균 기대수명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발생했다. 특히 출산율의 저하와 맞물려 성장동력의 감소라는 문제를 낳고 있다.

고령화는 속도의 차이일 뿐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다. 흐름을 역행하기보단 흐름에 따라 최선의 대안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서 노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재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올 들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에서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보였다. 한국 증시에서 제약업종이 70% 이상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보건의료업종도 75%가량 급상승했다. 이미 성장을 보였던 선진국에서도 헬스케어는 단연 돋보였다. 미국 S&P 500 지수에서 헬스케어업종의 주가가 연초 이후 20%에 육박하게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도 20%대 상승세를 보였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헬스케어 종목의 선전은 당연시되지만 조금 의아할 정도로 수혜를 보는 업종이 있다. 바로 IT다. 젊은 세대에게만 유망한 업종으로 여겼다면 트렌드를 다시 봐야 한다. 첫째, 노동력에 대한 대안으로 효율성이 큰 IT분야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결국 IT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등 투자 이슈로

특히나 한국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해외진출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최근 삼성SDS의 상장과 함께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다. ICT, 물류,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의 중심에는 ‘스마트 헬스케어’가 자리잡고 있다.

헬스케어와 IT기술이 만나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인다. 각종 진단기기 및 웨어러블, 의료정보 통신·보안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미국 투자전략가들은 애플워치의 등장으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에 대한 관심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헬스케어 관련 주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에 미국 식품의약국인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가 당뇨병환자용 덱스콤(Dexcom)의 의료용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앱을 처음으로 승인하면서 헬스케어 투자의 맥이 트인 것이다.

이제 노령화는 주식투자자도 반드시 챙겨야 할 이슈가 됐다. 노령화는 만성질환자의 증가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에는 당뇨병치료약의 가격이 최근 2~3년 동안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다. 전세계 당뇨병환자의 증가는 혈당치를 체크하는 진단키트부터 치료약에 대한 관심을 더 늘게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이센스, 해외에서는 로슈(roche) 같은 기업이 우선 생각난다.

노령화로 인해 성장할 분야는 헬스케어를 넘어선다. 오는 2020년쯤이면 상용화될 것으로 여겨지는 분야인 무인자동차도 노령화 이슈와 함께 주목 받을 것이다. 현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뜨는 것도 노령화 사회와 크게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안전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70세 이상 노인에 대한 운전면허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큰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이 운전하는 것 자체가 금지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미 구글은 무인자동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람 대신 차가 운전하는 ADAS나 무인자동차에서 핵심적인 기술은 카메라를 통한 인식이다. 무인자동차가 아직 멀게 느껴진다면 국내외 카메라 인식 관련 주식에 대한 접근도 유망할 것 같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