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명의의 자동차를 이용한 세금회피가 심각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용 차량에 대한 무분별한 세제혜택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경실련이 특정 고급차량을 사례로 추정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년 동안 개인 소비자들은 취득세, 자동차세 등을 통해 약 470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지만,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최소 63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면제 받았다. 경실련은 “허술한 현행 세법으로 인해 조세형평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최근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 세제혜택을 노리는 법인 구매가 많아진 것을 지적하며 순수 개인보다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의 업무용 차량을 구매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실련이 한국수입차협회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전체 판매량의 약 43%에 달하는 10만5720대의 차량을 업무용으로 구매했다. 전체 구매가격은 7조4700억원에 달했다.
특히 고가차량일수록 업무용도의 구매가 많았는데 지난해 판매된 1억원이상의 수입차 1만4979대 중 83.2%에 달하는 1만2458대가 업무용 구매였다. 2억원 이상 수입차의 경우 업무용 판매비중 87.4%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실련은 사업자들의 고가차량 구매가 급증한 이유는 무제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무용으로 구매한 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도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세제혜택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실련이 BMW 520d와 제네시스 330 프리미엄을 사업자들이 업무용으로 구입하고 운용하면서 받는 세제혜택을 분석한 결과, 대당 5년간 각각 1억800만원, 9017만원을 경비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이런 식으로 총 사업자에게 징수할 수 있던 세금 약 6264억원의 누수가 발생하게 된다”며 “동일 차종을 구매한 일반 개인 소비자들은 성실하게 약 4696억원을 납부하는 상황에서 심각한 조세형평성 훼손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미국과 캐나다 등의 제도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차량가격 경비처리 한도를 두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일정 금액에 따라 업무용 차량의 경비처리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경비처리도 업무목적 사용이 명확할 시에만 허용하고 있다. 이는 업무용의 경우 굳이 고가차량이 필요하지 않고, 세금혜택을 받고 사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다. 향후 경실련은 이러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입법청원 등을 통해 제도개선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법인명의 차량의 탈세에 대한 여론이 불거지자 정부에서도 제도 개선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에서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구입해 사용하는 회사차 중에서 업무와 관련 없이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따로 '법인용 차량 과세 강화' 방안을 담거나 또는 이미 국회에 제출된 의원입법안을 활용해 업무용 차량에 대한 비용처리 한도액을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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