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방에서 엘리엇 측은 기존에 내세웠던 주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반면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주장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사주 매각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서울고법 민사40부(수석부장판사 이태종)는 이날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항고심 심리를 진행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처분 목적과 시기, 처분 상대방 선택 등에 있어 공정성과 합리성이 없다"며 1심 공방에서 주장한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엘리엇은 또 "개정상법은 자사주 거래와 관련한 주주평등의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은 특정 주주를 위한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자기주식 처분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계약을 승인하는 결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합병 자체가 그룹 총수 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고 다른 합리적 경영상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자기주식 처분은 삼성물산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또 "영업가치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건설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건설에 레저와 패션, 식음료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추진할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가는 자산가치를 포함해 기업의 여러 요소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종합적인 평가가 담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합병 발표 이후 주가는 약 15% 이상 올랐고 일주일 만에 삼성물산의 시가 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제3자 간의 매매계약에 대해 엘리엇 측이 어떤 권리로 개입할 수 있는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엘리엇 측에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엘리엇 측은 "주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다며 이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엘리엇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합병안을 결정한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고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한 항고심은 지난 13일 열렸다.
재판부는 엘리엇 측의 가처분 신청 2건의 결과를 삼성물산의 주주총회가 열리기로 예정된 오는 17일 이전까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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