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는 내로라하는 공원이 하나씩 있다. 그 중에서도 ‘일산호수공원’은 동네 공원이라고 하기엔 명소다운 면모가 많다. ‘고양국제꽃박람회’로 유명한 이곳이 봄 아닌 다른 계절에는 어떤 모습일까. 한번으로는 아쉬운 일산호수공원으로 가보자.


◆ 산책하는 아침
호수공원의 아침은 다양하다. 자전거 트렉과 조깅 트렉에는 하루종일 달리는 사람들이 지난다. 산책로로 길을 틀어 걸어본다면? 이 길의 호수는 광장에서 본 호수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광장의 호수가 넓고 시원한 느낌이라면 여기는 자연의 고요함이 있다. 달맞이섬과 월파정은 고궁 어딘가에 온 듯하고, 회화나무광장의 잔디밭은 소설책 한권 뚝딱 읽힐 것 같은 분위기다.

요즘은 연꽃이 한창이다. 연꽃은 기·승·전·결 모두 멋스러운 꽃이다. 이슬 맺힌 꽃봉오리와 연잎의 싱그러움이 있는가 하면 탐스럽고 화려하게 만개한 모습도 아름답고 꽃이 진 후 남는 연밥, 연씨, 시든 잎까지 다채로우면서도 볼만한 풍경을 제공한다. 그러니 연꽃은 단지 피어났을 때뿐 아니라 늦은 가을까지 두고두고 볼 것 많은 꽃이다. 연꽃 아래로는 커다란 잉어가 지나간다. 한마디로 유유자적. 통통하게 살이 오른 노란색, 주황색, 흰색, 검은색의 물고기들이 급할 것 없다는 듯이 천천히 유영하는 모습에서 이곳 호수공원의 매력이 느껴진다.


한쪽에는 수련도 한창이다. 뾰족하고 분명한 아웃라인과 다양한 색감을 자랑하는 수련은 연꽃과는 다른 매력을 가졌다. 강하지만 아름답고 분명한 느낌이 도시 아가씨 같은 인상이랄까. 그리고 희한하게 연지 주변에는 부처꽃이 있다. 가난한 불자가 연꽃을 바칠 수 없어 연꽃대신 올렸다는 꽃이다. 보라색 잔꽃이 수수하게 올라온 이 꽃은 연못가에 피어나서 그런 전설이 생겼나 보다. 뿐만 아니라 원추리, 도라지꽃, 갯기름나물꽃, 참나리, 맥문동 등 일일이 이름을 열거하기 어려운 꽃들이 아침 산책에 비타민 같은 생기를 불어넣는다.

공원 안에는 볼거리도 많다. 곳곳에 놓인 조각품, 벤치, 정자, 분수와 호수 동쪽 라인을 따라 조성된 테마 정원도 재미있다. 인공폭포, 전통정원, 초화원, 약초섬, 선착장, 조각공원, 전망동산, 한울광장 등이 31만3000평 드넓은 공원에 있고 자연학습원에는 공작, 두루미, 닭 같은 몇 종류의 새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수도 있다. 호수 주변을 걷다 보면 전통의 정자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시설물이 있는데 이것은 ‘학괴정’으로 중국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으로 지난 2000년에 건립한 것이다.

학괴정

◆ 즐기는 낮 시간
해가 올라오면 호수도 쨍쨍한 한여름을 맞이한다. 그렇지만 곳곳에 나무그늘이 있어 오히려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는 재미있는 전시관이 있다.

서쪽 산책로에는 ‘화장실역사문화전시관’이 있다. 말 그대로 화장실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오래된 변기와 요강, 황실의 화장실, 조선 왕의 매화틀, 제주의 똥돼지, 일본의 냇가 화장실, 인도의 화장실, 우리나라 시대별 화장실 등 다양한 화장실 문화를 볼 수 있다. 원래 ‘배설문화’라는 것이 은밀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 아닌가. 특히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둘러보기 좋다. 전시관 위층은 호반화장실이다. ‘호수’공원과 어울리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메타세콰이어길 쪽에는 ‘선인장 전시관’이 있다. 선인장이라는 단일 주제로는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전시관이다. 선인장은 형태 자체가 다른 식물과 다르고 꽃 피는 종류도 많아 생각보다 볼거리가 화려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있다. 식물의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선인장 구입도 가능하다. 전시관 옆으로는 작은 노천 카페가 있어 산책 중에 쉬어가기도 좋다.

‘고양600년기념전시관’에서는 고양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전시관을 둘러보면 고양시와 경기도에 볼 만한 것들이 꽤 많아 여기서 다음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겠다. 전시관 앞의 ‘독도는 우리땅’ 전시물과 ‘위안부 소녀상’은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려주는 판넬이 함께 전시돼 있어 몰랐던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요즘은 ‘청개구리 물놀이 축제’가 한창이다. 호수 옆에 수영장을 만든 셈이다. 이 축제도 어느덧 호수공원의 여름 행사로 자리 잡아서 아이들과 함께 오려고 봄부터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행사는 수영장뿐 아니라 실내놀이터가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피서를 즐기기에 좋다. 유아풀부터 성인풀까지 9개의 풀장이 마련ㄷ햐 있고 페달보트, 워터버켓, 워터볼 같은 물놀이와 전동카, 미니기차 같은 간단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도 있다.

노래하는분수대

◆ 로맨틱한, 또는 환상적인 밤
호수공원의 일몰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질녘 한울광장 계단에 앉으면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는데 요즘처럼 구름이 예쁜 계절엔 황홀경이 따로 없다. 짧은 에어쇼가 끝나고 천천히 분수 쪽으로 걸어오는 길엔 주민들이 단체로 모여 에어로빅을 하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지나던 사람들도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잠시 유쾌한 운동시간을 갖는다.

분수광장에 도착하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바로 ‘노래하는 분수대’다. 분수 주변은 평평한 광장이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앉기도 하고, 자리를 깔고 비스듬히 눕기도 하고, 준비해 온 와인 한잔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하늘이 깜깜해 지면 잔잔한 음악으로 분수쇼의 시작을 준비한다. 마침내 분수쇼가 시작되면 환상적인 빛과 물의 어울림에 빠져든다. 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살랑거리는 아이, 사진 찍느라 손이 바쁜 사람, 오랜만에 괜찮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등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이 ‘노래하는’ 분수를 즐긴다. 보통 3~5개의 음악이 나오고 이에 따라 분수가 춤을 추는데 선곡도 매우 중요해 매일 선곡표가 공개된다. 음악은 아이돌가수의 댄스곡, 클래식, 애니메이션, 팝, 발라드, 영화OST 등 다양한데 분수 주변 게시판이나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주말에는 멀리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많고 하절기에는 주중에도 운행하기 때문에 호수공원의 밤은 매일매일 로맨틱하다.


[여행 정보]

☞ 일산 호수공원 가는 법
강변북로 - 장항IC에서 ‘일산동구청, 호수공원’ 방면으로 우측방향 - 백마로 - 지하차도 옆길 - 백마로 - 장항사거리에서 ‘킨텍스, 호수공원’ 방면으로 좌회전 - 호수로 - 청원오피스텔삼거리에서 유턴

[대중교통]
지하철 3호선 – 정발산역 하차 - 2번출구로 나와 도보이동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일산호수공원: 검색어 ‘일산호수공원’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고양시호수공원
문의: 031-8075-4347 http://www.goyang.go.kr
종합안내소 운영시간: 오전 8시 ~ 오후 8시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요금: 최초 30분 300원 (10분마다 100원) / 행사시 주차비가 달라짐. 사이트 참조.
광장사용료: 1회 3시간 10만원
화장실역사문화전시관, 고양600년기념전시관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선인장전시관 입장료: 고양시민 무료 / 그 외 지역 1000원

청개구리 물놀이 축제
문의: 031-969-5518,9 http://www.tree-frog.co.kr
기간: 2015년 7월 15일 (수) ~ 8월 23일 (일)
입장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마감: 오후 5시)
이용요금: 1만6000원

노래하는 분수대
문의: 031-924-5822 / http://music.gys.or.kr
음악분수 공연시간: (7,8월) 화~금 오후 8시 30분 / 주말 및 공휴일 오후 8시 30분, 오후 9시 10분 (2회 공연)
계단, 바닥분수: 화, 수, 금, 주말 및 공휴일 – 오전 11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정기휴장, 기상악화시 공연 취소

고양시 문화관광 렛츠 고양
문의: 031-909-9000 http://www.visitgoyang.net

● 음식
일산소바: 일산의 소문난 맛집으로 냉모밀, 판모밀이 인기 메뉴이다. 하절기에는 대기석이 늘 복잡하다.
냉모밀 7000원 / 판모밀 7000원 / 돈까스 7000원
031-907-5115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강촌로 12번길 8-6

일산칼국수: 일산을 대표하는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빨간 간판이 유명한 칼국수집이다. 푸짐하고 깊은 맛이 나는 닭칼국수가 대표메뉴이다.
닭칼국수 7,000원 / 냉콩국수 7000원
031-903-2208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467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