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로또가 통계나 수학과 연관이 있다고 믿는다. 로또전문가도 로또패턴을 찾을 때 수학을 동원한다. 그러나 수학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학으로 패턴을 볼 수는 있어도 정답을 찾을 수는 없어서다.
인간이 만든 수학의 체계로 본다면 로또는 ‘양의 정수’로만 이뤄졌다. 지구상의 모든 로또상품은 1로 시작해 31~90으로 끝나는 수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은 1부터 45, 유로밀리언은 1부터 50, 미국의 메가밀리언은 1부터 75, 이탈리아의 슈페르에나는 1부터 90까지의 숫자로 구성됐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비밀이 숨어있다. 모든 로또상품에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인 ‘0’이 없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 0이 없는 수학은 수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덧셈, 뺄셈 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많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즉, 로또는 ‘0이 없는 양의 정수로 이뤄진 세계’여서 결국 수학이나 통계를 이용해 패턴을 분석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
단적인 예로 한국로또에서 45 다음은 1일까, 0일까. 이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계산 시 45진법으로 하느냐, 다른 방식으로 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은 중간에 있는 10이나 20을 앞쪽 숫자군에 넣을지, 뒤쪽 숫자군에 포함시킬지 결정하는 것으로도 연장된다.
결국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로또는 ‘0이 없는 양의 정수로 이뤄진 닫힌 수의 세계’가 된다. 이 독특한 세계는 수학자에게는 ‘전혀 쓸모 없는 연구’의 세계다. ‘푸앵카레나 호지의 추측’등 수학자들이 풀어야 할 7대 난제와 비교하면 로또가 가진 수의 세계는 연구할 가치도 없다. 수학자들이 로또에 관심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로또전문가들은 엑셀에 잔뜩 공식을 만들고 그걸 이용해 패턴을 찾는다. 그러나 로또는 현존하는 상식적인 수학의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걸 잘 모른다. 패턴 찾기는 수학이 아니다. 가장 정확하게는 과학의 영역이지만 철학과 직관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