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16년 만에 국내 송환됐다.
패터슨은 23일 오전 4시26분쯤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패터슨은 하얀 티셔츠에 헐렁한 흰 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이날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에드워드 살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같은 사람,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는 말을 남긴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6)와 함께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가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1999년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그대로 미국으로 달아났다.
대법원은 1999년 9월 에드워드 리에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2009년 다시 사건을 수사해 진범이 패터슨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검찰은 이미 미국으로 도주했던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지만 불복한 패터슨은 법원에 인신보호청원을 하면서 송환이 미뤄져 왔다.
사건이 해결 기미를 보인 것은 지난 2011년이다. 우리측이 미국 정부에 송환 요청을 해놓은 패터슨이 그해 5월 미국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 재판에 회부된 것이다.
패터슨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4년여에 걸쳐 시간 끌기 작전을 벌였지만 미국 법원이 패터슨이 제기한 인신보호청원을 모두 기각하면서 결국 국내로 송환됐다.
사건 발생 18년 미국으로 도주한지 16년 만의 입국이다. 이로써 16년 간 묻혀있던 이태원 살인사건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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