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처음 선보인 1세대 스포티지는 그 등장부터 기존에 없던 ‘도심형 SUV’라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혁신의 시작을 알렸고 현대차에 인수된 후 출시된 2세대는 현대차에서 개발하는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하며 모노코크 바디모델로 완벽히 변신했다.
쏘렌토와 함께 R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3세대에 들어서는 피터 슈라이어의 옷을 입고 세계적으로 호평을 얻으며 'IF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최근 공개된 4세대 ‘The SUV, 스포티지’ 또한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그 변신에 대한 반응은 호평일색이던 이전 모델과는 달랐다.
◆볼수록 익숙해지는 미래디자인
‘망둥어’, ‘메뚜기’, ‘못생긴 카이엔’….
지난 8월27일 기아차가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스포티지의 외관을 처음 공개한 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나온 평가다. 독특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기자의 취향에는 맞았지만 대중적이라고 보기 힘든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렸다.
지난 7월 출시한 2세대 K5가 풀 체인지라고 하기에는 디자인상의 변화가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는 반면 신형 스포티지는 과도하게 미래지향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22일 W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다시 만난 스포티지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또 달랐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와 수입차를 놓고 스포티지 동호회 및 파워블로거 182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81%가 신형 스포티지의 디자인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가 그리 신빙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스포티지의 디자인에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전면부다. 헤드램프는 최대치만큼 올라갔고 좌우로 크게 벌어졌다. 호랑이코 그릴과 사각형의 쿼드로플 안개등의 조화는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지만 기존의 국산차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돋보인다.
측면은 변경폭이 컸던 전면부 실루엣의 영향으로 더욱 역동적인 라인이 완성됐다. 후면부는 U자형으로 3줄이 적용된 테일램프가 인상깊다.
다소 난해한 외관디자인과는 반대로 인테리어는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잘 정돈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가 K5처럼 운전석으로 살짝 틀어 운전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시승 모델은 2WD 노블레스스페셜 트림으로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는 운전석부터 2열에서까지 하늘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고 A필러의 폭을 상당히 줄여 개방감이 뛰어나다.
시트는 좌우에 강도, 엉덩이가 닿는 부분에 중도, 허벅지 부분에 경도의 재질을 적용해 안락감을 강화했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인데 짧은 시승에서 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2열 공간은 스포티지 최대의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크지 않은 준중형급 차체지만 186cm의 기자가 앉아서 충분한 무릎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머리공간도 넉넉하다. 뒷좌석도 34도까지 뒤로 눕힐 수 있어 편안함이 극대화된다. 2열시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USB포트와 전원단자는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탄탄한 기본기에 기대 이상 연비
디자인의 대대적인 수정과는 다르게 동력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전 세대와 동일한 2.0ℓ 디젤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는 41.0㎏·m다.
수치상 성능의 향상보다는 중저속에서의 성능 개선에 집중했다는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9.3초, 시속 80㎞에서 120㎞로 속도를 올리는 데는 6.4초가 소요된다.
이날 기아차가 마련한 시승코스는 쉐라톤 워커힐에서 로드힐스CC를 왕복하는 약 130㎞의 거리로 대부분의 구간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다.
디젤 차량치고는 실내 소음과 진동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승차감이 좋았다. 가속 페달을 밟자 무리없이 속도가 올라가고 변속도 부드러웠다.
고속도로로 접어들기 전 잠깐의 도심 주행에서 신형스포티지의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에코모드로 주행하다가 고속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변경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안정적인 가속능력을 보인다. 디젤 특유의 토크감은 초반보다는 중반부터 발휘된다. 치고 나가는 느낌보다는 묵직하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핸들링은 다소 딱딱한 편인데 남성운전자를 타깃으로 세팅한 영향인 것 같다. 실제로 스포티지는 70% 이상이 남성운전자에게 팔리고 있다.
고속에서도 차체는 안정됐다. 마치 프레임타입의 SUV에 탄 듯한 느낌으로 승차감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전륜 서스펜션의 지오메트리 최적화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 형태의 서브 프레임을 더해 강성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는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위험상황이 없어 실제로 구동시켜 볼 수는 없었지만 ▲긴급제동 보조시스템(AEB) ▲운전석·동승석 어드밴스드 에어백 ▲전복감지 커튼·사이드 에어백 ▲후측방 경보시스템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TPMS) 등 안전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 탑재됐고 방향지시등을 켜지않고 차선을 변경할 경우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작동해 주의를 준다.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모델의 경우 공인연비는 13.8㎞/ℓ(도심 12.8㎞/ℓ, 고속도로 15.2㎞/ℓ).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16.9㎞/ℓ다. 초반 퍼포먼스 실험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연비가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최고 연비를 확인하고자 고속도로에서 에코 모드로 설정하고 시속 80~100㎞로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며 주행한 결과 21.9㎞/ℓ의 연비를 보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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