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냄새. 노랗게 변색된 책장, 희미하게 만져지는 손자국. 새것보다 낡은 것이 좋다. 뚜렷한 색감보다는 바래서 아득해 지는 기분이 드는 그런 색깔이 좋다. 낮에는 아직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커피 립 몬스터’의 모든 창과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열린 통유리 너머로 빈티지 톤의 단정한 카페 내부가 보였다. 끌리듯 문턱을 넘어 들어간 카페 안은 예상했던 대로다. 말린꽃과 안정감을 주는 잿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합정역 우뚝 솟은 M몰 옆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낮은 경사로에 비스듬히 서있는 ‘커피 립 몬스터’가 있다. 시각을 자극하는 강렬한 색도 향기도 없는 이 카페는 그냥 ‘그대로의 느낌’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커피 립 몬스터.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11길 22, Tel. 02-322-0942



#빈티지 천장과 하얀 우산


민트 컬러 스프레이를 흩뿌려 카페 천장을 장식했다. 바랜 회색 톤의 벽과 바닥, 우드 소품이 많아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나는 카페 내부에 시원한 민트 색상이 더해져 청량감을 더했다. 천장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거꾸로 매달려 천장을 가로지르는 흰색 장우산에 시선이 절로 간다. 깨끗한 우산들은 천장의 민트 컬러에 녹아들어 독특한 인테리어 포인트로 연출됐다.





#반전 화장실


화장실 입구를 표시하는 ‘restroom and fitting room, show room’라는 문구처럼 가죽백과 남성팬츠가 걸린 행거, 세면대가 구비되어 있는 파우더 룸을 지나야만 ‘진짜 화장실’을 만날 수 있다. 화장실 안쪽엔 아기자기한 소품과 액자장식이 있다. 다만, 재미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립 몬스터’의 화장실은 남녀공용에 한 칸인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드라이플라워


눈을 돌리는 곳마다 플라워샵 ‘먼데이마켓’과 ‘립 몬스터’가 콜라보한 드라이플라워 데코를 만날 수 있다. 천장과 벽면, 테이블뿐 아니라 선반 위 각종 소품으로 변형된 드라이플라워로 가득 찬 ‘립 몬스터’에서는 말린 꽃 향기가 나는 듯하다.



#바틀 소품


투명한 보드카 병은 꽃을 꽂는 화병으로, 고객에게 판매하고 수거한 공병은 카페 구석구석에 일렬로 세워 재활용했다.



#미니 스포트라이트 조명


목이 휘어지는 스탠드가 드라이플라워나 포인트가 되는 소품을 은은하게 비췄다. 카페 전체등이 강하지 않아 이 포인트 조명은 여기저기서 빛을 발했다.




#나무가구


숨어있는 미니화분들이 올려진 나무선반과 의자가 산뜻한 느낌을 준다. 무거운 느낌을 자아내는 앤티크한 컬러의 나무 인테리어에서 벗어난 젊은 공간의 느낌을 만들었다.



#철제테이블 의자


빈티지한 느낌의 철제 테이블과 의자가 ‘립 몬스터’의 메인 가구다.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테이블 다리가 인상적이다.






#미니캠프 테라스


카페 정문 앞쪽 오픈된 공간의 테라스는 철제테이블 2자리가 마련돼 있다. 또한, 카페 안쪽 문을 통과해 나갈 수 있는 테라스 석은 바닥에 녹색 인조잔디가 깔려있으며 한쪽 귀퉁이 벽돌을 따라 빈 맥주병 장식이 여유롭게 늘어져 있다. 벽면 파이프와 등, 골프 스윙매트 또한 도심 속 미니 캠핑장을 떠올리게 한다.



-캠프존: 목재 테이블과 V자 캠핑의자, 호롱불로 캠핑장의 느낌이 물씬 난다. 납작이 바닥의자로 최대 8인까지 앉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흡연공간: 작은 양철통에 커피가루를 담아 재떨이를 구비했으며 테라스 끝 쪽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별한 얼음


음료가 나왔다. 곰돌이 모양 얼음을 보고는 ‘꺄악’하고 소녀비명을 질렀다. 커피컵에 빠져 반신욕하는 듯한 이 깜찍한 곰돌이 얼음은 각얼음이 들어가는 아이스음료에 띄워 나온다.


<사진=문예진, 정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