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장기화에 신음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2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산과 전기차 판매 증대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조 1418억 원, 영업이익 2073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32% 늘고, 영업이익은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912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078억 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눈높이는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1364억 원이었으나 3개월 만에 52.3% 상향 조정됐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 6680억 원, 영업손실 779억 원이다.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분기 영업손실이 2361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실적 개선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SK온 역시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ESS 수요 확대가 배터리 업계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ESS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100기가와트(GW)로 확대하고 2035년 전체 발전 비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35%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ESS 보급이 확대돼 배터리 업계가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리튬이온 ESS 출하량은 195.5GWh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모든 지역과 용도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ESS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ESS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3% 성장해 점유율을 1.4%에서 2.7%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고, 삼성SDI 역시 ESS 출하량을 34% 확대했다.

전기차 판매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는 2022~2024년 약 14만 대로 정체돼 있었으나 지난해 21만 5000대로 53% 늘었고 올해 1~5월에는 15만 5000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122% 급증했다. 중국 BYD, 미국 테슬라 등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전기차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판매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나 배터리 업계의 실적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정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자동차 회사들을 상대로 전기차 등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전체 차량 판매의 일정 비율을 전기차를 비롯한 무공해 차량으로 채워야 한다. 올해 24%, 2027년 28%, 2028년 36%, 2029년 43%, 2030년 50% 등 그 비중은 매년 늘어난다.

보급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 제조·수입사는 일정액의 기여금을 내야 한다. 기여금은 기존 대당 150만 원에서 2028년부터 300만 원으로 오른다. 해당 제조·수입사 차량에는 구매 보조금 지원도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을 충족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서면 시장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ESS 수요 확대까지 더해져 배터리 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