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잠재성장률에 대해 "노동력과 투자 감소를 감안할 때 3% 중반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잠재성장률은 수출 감소 등 일시적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 "국내 경기가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개입한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가 안좋아서라기보다는 앞으로의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빚으로 당겨쓴 소비가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올해 3~4분기 소비증가 개선세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책효과가 상당히 기여했다. 또 경제주체 심리개선이나 임금증가 등 실질소득 증가도 기여했다. 소비는 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 추세를 회복했다고 본다.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가계 실질 구매력이 증대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민간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제로(0)금리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현재 우리 기준금리가 연 1.5%이기 때문에 인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제로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 제로금리까지 갔을 때의 부정적 영향을 간과한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비책은.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그 사이 달러화 급등을 예상하는 등 우려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흑자가 지속되고 경제 기초여건이 양호한 데다 금융부문의 외환건전성도 좋기 때문에 현재로선 앞에서 말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더해 여러가지 대외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그에 따라 취약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대 중반이었던 잠재성장률은 투자와 노동력 감소로 이보다는 떨어졌지만 2%대 이하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잠재성장률은 수출감소 등 일시적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장세 회복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정부 노동개혁안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임시직이나 비정규직 과다사용 억제, 정규직 전환, 유연성 증대 등이 포함됐다. 이는 고용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노동개혁으로 유연성이 높아지면 노동자 수가 자연스레 증가할 것으로 본다. 임시직 참여 증가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임금수준이 높아져 경제에 순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가안정목표제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내년 이후 적용될 물가안정목표제는 우리 안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 중이다. 가급적 빨리 논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겠다. 2013~2015년 2.5~3.5%로 설정된 물가목표제가 기간 내내 많이 이탈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소위 공급충격이라고 해서 과도한 유가하락이 영향을 줬다.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금리인하 목소리도 나오는데
▶현재 금리수준은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는데 특별히 애로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 연준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10월 FOMC 회의 이후 12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옐런 의장 의회연설과 10월 고용지표 개선으로 12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금융시장에서 선물금리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확률도 이전보다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은 금리인하 기조인데 중국 경기수준을 어떻게 판단하나.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약간 떨어졌다. 중국은 금리를 인하하고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부양책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정책의지를 내비쳤다. 중국 경기가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렵겠지만 중국정부가 목표로 하는 6%대 후반에서 7%대 초반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물론 미국 금리정책도 마찬가지로 그 자체가 한은 통화정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그에 따라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결정된다.

-수출 회복없이 내수회복은 어렵다는 견해가 있는데.
▶수출부진이 내수회복을 제약하는 것은 사실이나 수출회복 없이 내수개선은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통화정책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 성장률은 떨어진다. 이는 통화정책보다는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구조개혁이다. 그러나 경기적 요인에 의해서도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측면도 있어 통화·재정정책도 필요하고 병행돼야 한다.

-수출부진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지.
▶통화정책을 수출만 놓고 운영할 수 없지만 통화정책이 수출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금리변경은 환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이게 어느 정도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금리와 환율의 관계가 일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출은 환율 등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경쟁력도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