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유명한 광고 카피 ‘JUST DO IT’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좋은 마케팅의 사례로 종종 꼽히는 나이키 광고를 보면 늘어져 있다가도 힘이 나는 것 같고 나도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포브스>, <인터브랜드> 등의 브랜드 조사에서도 나이키는 경쟁업체 아디다스는 물론 명품브랜드 루이비통, 샤넬 등을 제치고 패션업계 1위 브랜드 자리를 고수한다. 이렇듯 우리 기억 속의 나이키는 언제나 강자, 승자의 이미지다. 하지만 창업자의 자서전 <슈독>(SHOE DOG)에 나오는 나이키의 출발점은 우리가 가진 이미지와 정반대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는 일류 선수의 등을 보며 달리던 2류 육상선수였다. 운동의 길을 포기하고 경영대학원에 진학하지만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했다.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과 스포츠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그런 그가 1963년 스물네살에 시작한 사업이 일본산 운동화를 수입해 파는 일. 말이 사업이지 사무실은 아버지의 집 지하실이었고 가진 것이라곤 빚을 내 수입한 일본산 운동화 300켤레가 전부였다. 전재산이었던 300켤레가 스포츠용품 상점에서 퇴짜를 맞자 자신의 차에 신발을 싣고 육상대회를 찾아다니며 노점 판매를 해야 했다. 첫해 매출은 8000달러, 이익은 고작 250달러에 불과했다.
10여년이 지나도 사업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쌓이는 부채 때문에 사업자금을 빌리러 다니느라 신경성 안면장애를 달고 살았다. ‘나이키’란 브랜드도 신발을 공급해주던 일본 회사와 사이가 틀어져 부도위기에 처하자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필 나이트가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하겠다’는 무모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니 그의 주변에는 자신처럼 ‘신발에 미친’(SHOE DOG) 동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와플 밑창, 에어쿠션 같은 괴짜들의 기괴한 발상이 합쳐지면서 업계의 골리앗이던 아디다스, 퓨마를 물리치고 1인자가 됐다.
대단한 경영전략이나 이론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필 나이트의 나이키 창업 분투기는 모든 성공의 기본 동력이 결국 ‘하고자 하는 열정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죽하면 나이키의 대표 카피가 ‘JUST DO IT’(지금 당장 시작하라)이겠는가.
유명세에 비해 베일에 싸여있던 창업자의 자서전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 실패가 두렵고 버겁기만 한 사람,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필 나이트 지음 | 안세민 옮김 | 사회평론 펴냄 |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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