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화재 서초사옥, 동부금융센터./사진=각사 제공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손보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의 실적이 동반상승하면서 8년 만에 손보사의 순이익이 생보사를 제친 것. 다만 손보사 1위인 삼성화재는 크게 웃지 못했다. 2위권인 현대해상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의 순이익은 3조4681억원으로 전년(2조7152억원) 대비 7529억원(27.7%) 증가했다. 반면 생보사의 순이익은 2조6933억원으로 전년(3조5898억원) 대비 8965억원(-25.0%) 줄었다. 지급보험금 증가율(7.5%)이 수입보험료 증가율(2.2%)보다 높아 보험영업손실이 커진 탓이다. 동양생명 등이 연루된 육류담보대출 사고의 여파도 지난해 생보사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KB '함박웃음', 동부 '미소'

이처럼 손보사 순이익이 8년 만에 '잭팟'을 터뜨린 데는 손보업계 빅4의 공이 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빅4의 당기순이익은 총 2조875억원을 기록, 전체 손보사 순이익의 60~70%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해상과 KB손보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전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5조3484억원, 409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전년 대비 무려 93.0% 증가하면서 실적성장을 견인했다. 현대해상이 4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11회계연도(2011.4~2012.3) 이후 처음이다.


현대해상의 이번 호실적은 지난 2010년 세웠던 '비전 Hi 2015'에서 제시했던 당기순이익 4000억원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장기보험의 손해율 상승과 더불어 중국법인 소송 패소 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함께 손해율 개선에 성공하며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현대해상은 여세를 몰아 오는 2020년까지 당기순이익 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료 상승과 손해율 개선 등으로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전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1조3184억원, 302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9.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88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60.4% 증가했다. 

KB손보의 호실적은 미국 법인에 대한 충당금 이슈가 사라진 점과 함께 연초 적극적인 CM(인터넷전용)채널 진출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현대해상 광화문 사옥, KB손해보험 본사./사진=각사 제공

동부화재도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전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 29.5% 상승한 17조781억원, 5662억원을 기록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판매비나 인건비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부분과 자산운용 측면에서 주식, 대체자산 등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점이 당기순이익 확대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고액사고 늘며 손해율 급증… '효자' 자동차보험은 선전 

반면 삼성화재는 2위권 그룹에 비해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올해 실적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전체 매출과 당기순이익에서 전년 대비 각각 2.2%, 7.4% 증가한 18조1830억원, 8409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삼성화재가 경영계획목표로 잡은 당기순이익은 8700억원이었다.

삼성화재 측은 장기보험(-1.0%), 일반보험(-4.3%) 등에서 원수보험료 규모가 전년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부진은 지난 4분기 영향이 컸다. 4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46.7% 하회하는 853억원을 기록한 것. 고액사고가 늘면서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 특히 삼성물산 보유지분(1.37%)에 대한 손상차손, 삼성전자 물류창고 화재사고 등 일반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자동차보험이 흑자구조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인터넷채널 성장에 힘입어 4조803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실적이 13.4%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자동차보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3년 18.4%, 2014년 23.3%, 2015년 28.3%, 지난해 31.9%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채널 확대를 통해 사업비 효율화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