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 규탄 및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2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지난해 치룬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번에 걸쳐 치러진 노동조합 선거에 사측이 개입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책임자는 이오성 전 HR부행장, 김철 당시 HR본부장을 포함한 노사부장 등으로 여전히 현업을 유지하고 있어 해임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노조가 거론하는 책임자는 이미 자리를 옮긴 이오성 전 부행장과 김철 전 본부장을 비롯해 수십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조용히 자리를 옮긴 한명규 전 직원만족 부장도 포함된다. 


그동안 KB국민은행 노조는 몇 차례 이같은 의혹이 제기했지만 이번에는 음성녹음파일 등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하면서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만큼 갈등을 해소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KB국민은행 노조가 지적하는 선거 개입은 지난해 12월 현 노조위원장인 박홍배 후보의 무효 결정에서 시작한다. 당시 박 후보는 당선이 확정됐으나 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당선 무효를 결정했다.

이어 치러진 재선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박 후보의 후보자자격을 박탈했지만 선거 하루 전 법원의 결정으로 극적으로 출마해 1차 선거에서 58%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다.


노조 측은 이 과정에서 사측이 박 위원장의 당선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에서는 이오성 당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현 KB 데이터시스템 대표)이 전국 부점장 회의에서 지점장의 선거개입을 지시하는 내용이 드러났다.  

또한 김철 당시 HR본부장이 낙선자들을 모아 회동을 갖고 당선 무효에 따른 차기 재선 일정을 논의한 내용과 선거관리위원들이 사측의 압박을 토로한 내용, 선거과정에서 비조합원인 지점장이 특정 후보 지지를 강요하는 내용도 공개됐다.

이밖에도 노조 측은 “일부 본점 부서와 지점에서는 비밀투표 원칙을 무시하고 부서장 등이 기표행위를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투표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우여곡절을 겪고 취임한 후에 KB적폐청산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자체 조사와 조합원 제보 접수 등을 통해 노동조합 선거에 대한 사측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사측 선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처럼 사측이 노조선거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KB국민은행 지부는 이날 사측의 선거개입 뿐 아니라 실적 독려에 따른 연장근로 문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