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이와 연관된 다양한 수혜 종목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코스피 시가총액 투톱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앞세워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로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제시하자 주식시장은 두 회사 외에 연관된 수혜 종목도 함께 주목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만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급 상황이 2027년까지 빡빡한 상황에서 호남을 포함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공급은 2031년이 돼야 시장 반영이 가능해서다.

오히려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건설업종, 해당 시스템을 돌릴 전력기기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를 비롯해 각종 반도체 장비와 소재, AI 인프라 등 연관 업종에 대한 당장의 수혜 기대감이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가 시큰둥한 삼전닉스 대신 '건설업종' 수혜 기대감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 발표에 따른 이른바 '삼전닉스 훈풍'의 가장 큰 수혜 기대주는 '건설'이 꼽힌다.


수도권 밖에 AI 핵심 생산 기반을 분산 배치하고 전력·용수·인허가·정주 여건을 패키지로 묶어 민간 초대형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인 만큼 이를 구축하려면 건설사의 투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가속화와 서남권 신규 팹은 건설 경기를 끌어 올릴 전망"이라며 "반도체 팹 건설 기업들의 2027년 이후 신규 수주 기대치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데이터센터 사업비의 규모가 대폭 커지며 대형 플랜트 사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내수 건설 업체들에겐 새로운 먹거리"라고 봤다. 다만 인력 부족에 따른 공사비 상승은 주택 사업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과 연관된 업체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 구축을 위한 골조 기초, 팹 건설을 위한 반도체 설비, 클린룸, 기계설비, 초순수(고순도 공업용수), 배관 업체들에게 순차적으로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삼성E&A·SK에코플랜트 등의 삼성·SK 계열사뿐 아니라 한양이엔지·한미글로벌·KCC건설·코오롱글로벌·HL D&I·동부건설 등도 수혜 종목"이라며 "데이터센터의 경우 실적이 있는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DL이앤씨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은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 참석했던 최태원(왼쪽부터) SK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이번 정부의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됐지만 당장의 시장 반응은 예상외로 시큰둥했다.


정부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29일 삼성전자는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보다 1만6500원(-4.86%) 떨어진 32만3000원, SK하이닉스는 4만5000원(-1.68%) 밀린 262만8000원에 마감됐다.

이날 장중 한 때 6% 넘게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낙폭을 -4.86%로 줄였고 SK하이닉스도 오전 한 때 5.57% 급락했다가 상승세로 전환된 뒤 결국 약세(-1.68%)로 마쳐 대규모 투자 발표를 무색케 했다. 다만 30일에는 두 종목이 각각 1만1000원(3.41%), 2만2000원(0.84%) 오르며 장을 마감했지만 당장의 호재 반영이라기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발표된 투자 규모는 현재 메모리 공급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서남권 투자에서 나오는 물량은 2031년부터나 출하되기 때문에 현재 메모리 산업을 둘러싼 극심한 공급 부족은 2027년말까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인프라' 등 주목…단기 주가 반영은 글쎄

정부의 계획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힘을 보태는 이번 3대 프로젝트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외에도 이를 가동할 에너지(전력) 인프라도 중요한 축으로 지목된다.

AI데이터센터를 운용하려면 이를 가동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데이터센터에서 발산하는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도 필요한 만큼 충분한 용수 공급도 중요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계획은 에너지 관점에서 앞으로 15년 동안 전력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는 발표"라며 "총 18.4GW(기가와트)의 IT(정보기술) 로드는 약 40GW 가까운 신규 전력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5GW와 비교하면 서남권·충청권의 반도체 공장에도 5GW 내외의 신규 전력 수요가 예상돼 전력 공급 계획은 추가 상향이 필요하다"며 "발전 믹스 측면에서 재생에너지가 수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이번 프로젝트의 전력 공급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는 단기적으로 태양광·풍력 밸류체인의 수혜를 예측했다.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ESS 역할도 주목한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을 다양한 수혜 종목도 관심 받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문 애널리스트는 "분산형 전원, 기저 발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데이터센터 투자 모두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며 "한국전력 중심으로 송배전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내 전력기기(배전반·변압기)와 전선(중저압·부스닥트)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만큼 괸련 업종의 전반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AI 생태계가 HBM(고대역폭메모리)과 메모리 가격 상승을 통한 반도체 대형주 주도였다면 2단계는 데이터센터, 전력망, 발전·송전, 냉각, 로봇, 후공정,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전반으로 AI 설비투자 테마가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수록 병목현상은 연산에서 전력망→ 발전→저장으로 이동하며 한국 제조업은 이 물리적 인프라 사이클을 수출·수주잔액·이익으로 흡수해 반도체 중심의 AI 공장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병목을 해소하는 K제조업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 풀스택(AI 인프라 패키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실제 집행에는 전력·용수·부지·인력 확보가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도체의 경우 장기적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될 수 있음에도 여전히 단기적인 메모리 공급난 해소에 영향을 줄 순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프로젝트 발표는 테마성 등락 요인이 아닌 만큼 단기 주가 반응은 투자 총액보다 실제 착공 속도, 전력 인프라 확보, 기업별 이사회 승인 및 수요 가시성에 따라 업종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