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을 앞두고 코스피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사진=뉴스1


지수 9000 고지 앞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가 큰손 국민연금공단 변수와 마주했다. 7월1일부터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재배분)을 재개하는 가운데 최대 74조원을 매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통해 이 같은 규모의 매도에 나설 경우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국내 증시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중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굴리는 약 1526조1000억원의 전체 자산(올 3월말 기준) 가운데 금융부문은 전체의 99.9%인 1524조4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국내주식은 21%인 320조9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관리한다.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면 초과 자산을 매도하거나 부족 자산을 사들인다. 이를 통해 시장이 과열됐을 때 차익 실현, 저평가됐을 때 자산을 매수해 장기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구축한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전략에 변화가 생긴 건 올 들어 급등한 코스피지수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고공행진하며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국민연금은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국내주식 비중을 상향 조정했고 나머지 자산은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이 1월 대비 조정한 자산별 비중은 ▲국내주식 14.9%→20.8% ▲해외주식 37.2%→34.7% ▲국내채권 24.9%→23.1% ▲해외채권 8.0%→7.4% ▲대체투자 15.0%→14.0%다.


국민연금은 6월말까지 리밸런싱 유예 이후 7월부터 이를 적용키로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확대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2%포인트와 합산해 최대 ±8%까지 기금을 탄력 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며 요동친 코스피시장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은 이미 목표치(164조원)를 초과한 상태다. SAA 6%를 모두 활용해도 57조600억원의 국내주식을 팔아야한다. SAA 6%와 TAA 2%를 모두 활용하면 매도물량이 21조원대로 줄지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TAA는 최대한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국내주식의 TAA 활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절반 정도만 소진 가능성(27.8%)이 있다"며 "6월말 코스피지수가 8500일 때 29.6%, 9000일 때 30.8% 등 최대 허용범위(28.8%)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월간, 일간 리밸런싱 상한을 축소하고 실제 리밸런싱 집행 규모와 속도(분할매도 개월 수) 등은 전부 비공개로 하는 등 충격을 최소할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주가 상승세가 이어져 매도 필요 규모가 증가할수록 속도를 늦추고 연말 국내주식 비중 추가 상향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국내채권 수급에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시장금리 상단을 일정수준 제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6.56포인트(-0.20%) 내린 8394.65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