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임한별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의 대출 위주 영업행태를 지적했다. 수익성이 높고 리스크는 적은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과 보증부 기업대출에 열을 올리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 가계대출 중심의 영업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모든 은행이 (가계대출 전문 은행이던) 국민은행화 돼 버렸다"며 "금융당국이 그냥 두고 봐야 하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은행들의 이익이 국제적 수준에서 볼 때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고 은행들이 돈을 버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도 "손쉬운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만 치중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그룹 등 3대 금융지주회사와 우리은행은 모두 6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부동산시장 활황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개선된 덕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27.7%에서 지난해 말 43.4%까지 높아졌다.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을 확대했고 덩달아 수익이 올랐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최종구 위원장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1999년 60~70%대에서 지금은 40%대로 줄었다"며 "모든 시중은행이 (국민은행처럼) 가계 전담으로 바뀌었다"고 질타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은행의 건전성 감독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 위험 가중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나라마다 다르다"며 "우리나라는 지금 15%이고 호주는 25%인데 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도 해명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금융시스템이나 영업활동을 통제하면 시장의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금융시스템이나 은행 영업 활동을 시장에만 맡겨두는 게 시장주의냐. 그건 아니다. 시장주의만 가득차면 시장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며 "현대 금융시스템은 그대로 두면 과도한 부채를 양산하는 쪽으로 흘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서민·취약 등의 고금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 1월부터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25%)상 최고금리를 24%로 낮추고 단계적으로 20%까지 인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소액 연체채권은 국민행복기금과 금융 공공기관 외에 대부업계 등 민간까지 범위를 넓혀 신속히 정리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달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마련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