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신설 권고안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가 다섯 차례 회의 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혁위는 권고안에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우선 수사권을 포함하는 등 상당히 강한 위상을 부여하는 방안을 담았다.
법무·검찰개혁위는 18일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와 검찰 비리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성이 높은 독립적 수사기구다. 국민의 여망을 담은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혁위는 권고안에서 공수처 명칭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했다.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 및 공소를 담당하는 기관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 대상은 국가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이다. 다만 대통령 비서실, 국가정보원의 경우에는 3급 공무원까지 확대했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직에서 퇴임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과 고위공직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까지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수사대상 범죄는 ▲공무원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뇌물 범죄 ▲공용서류등무효 ▲허위공문서작성 ▲강요 ▲공갈 ▲국가정보원법상 정치관여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선거운동 ▲국회에 서의 위증 범죄 등이다.

이밖에 검사 또는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이 범한 모든 범죄의 경우 '수사기관 공직자범죄'로 규정해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할 때 수반되는 '관련 범죄'에 형법상 공범 외에 필요적 공범(뇌물공여 등), 공수처의 수사 중에 인지된 범죄도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개혁위는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설치하라는 권고도 강조했다. 공수처는 처장 1인, 차장 1인,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되며, 공수처장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규정했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원회가 변호사 자격자 중 15년 이상의 사람 중 2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인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으로 중임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7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회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나머지 4인은 국회에서 추천하도록 했다.

개혁위는 공수처장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권고안에 포함시켰다. 권고안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국무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고, 소관 사무에 관해 의안 제출을 건의할 수 있는 등 권한을 가진다. 대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고위공직자범죄와 관련된 수사기록과 증거 등 자료의 제출도 요구할 수 있고, 수사 활동의 지원도 요청할 수 있다. 대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소속 공무원의 파견 및 수사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검사는 30~50인, 수사관은 50~70인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탈검찰화를 위해 검사 출신은 공수처 검사 정원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개혁위는 특히 공수처에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모두 부여하도록 했다. 또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우선해 수사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미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에 착수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요지를 공수처장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공수처장은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으며, 다른 수사기관은 강제처분을 행하거나 그 밖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수처장의 이첩 요구에 응하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과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는 기관도 해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야한다. 이같은 권고안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독점적이고 우선적인 수사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위는 지난 8월28일부터 5회에 걸쳐 공수처 신설 관련 논의를 진행한 뒤, 이같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혁위는 "기존 제도로는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방지할 수 없으며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비리도 경찰이 수사하기 어려우므로 공수처가 검찰비리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라며 권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