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화폐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산업통산자원부, 경찰청 등 정부부처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가상화폐거래 규제안 일부는 ▲이용자본인 확인 의무 강화 ▲미성년자·외국인 계좌개설 및 거래 금지 ▲고객 자산 별도 예치 ▲설명의무 이행 ▲거래소 자금세탁방지의무 ▲금융기관의 가상통화보유, 매입, 담보취득 등 금지 등이다.
하지만 회의 과정에서 정부부처의 의견 차가 확연하게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후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우선 법무부는 비트코인 규제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법무부가 주장하는 가상화폐 규제 수위는 ‘전면금지’다. 이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관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거래 전면금지라는 규제책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유통되는 가상화폐의 거래 형태는 기본적으로 투기”라며 “전면금지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보다 거래 형태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규제안은 국내 거래소 폐쇄 방안을 담고 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같이 통신판매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와 기재부는 법무부와 다소 다른 입장이다. 지난 1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투자자 보호와 투자 과열과 관련해 규제 필요성과 혁신적인 측면을 모두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무부의 규제안은 현실화하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중지할 경우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자는 국내에서만 100만명이 넘고 거래대금은 수십조원에 달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한순간 거래가 금지될 경우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
가상화폐 규제가 세계 각국과 다소 동떨어진 흐름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상화예 거래를 전면 금지한 나라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전부다. 주요 선진국들은 가상화폐를 경제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부처간 의견차이가 커 조율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가상통화는 ‘통화’나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가상통화 거래소는 인허가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