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동물 관련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을 즐겨보는 A씨. 그는 이 프로그램을 3분 이상 시청하면 TV 속 자연이나 동물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받는다. 뉴스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신속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모바일로 실시간 전달받을 수 있다.


#. B씨는 가맹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모바일쿠폰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매장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이 있는지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사용 가능한 쿠폰이 있다면 모바일에 자동으로 뜬다. B씨는 계산 시 편리하게 할인받는다.

지난 12일 열린 ‘KB국민카드 퓨처나인 데모데이’에 참가한 스타트업이 선보인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9개 스타트업은 미래 금융은 물론 일상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KB국민카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공동 비즈니스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자스쿨 발표. /사진=서대웅 기자

‘퓨처나인’(Future-9)은 KB국민카드가 생활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초까지 165개 스타트업이 지원했고 이 중 9개 업체가 선정됐다. 이들 업체는 이후 4개월가량 KB국민카드 실무진과 공동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고 그 결과물을 발표한 자리가 이번 데모데이다. KB국민카드는 이들 업체의 기술을 활용, 미래 카드업계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데모데이, 미래생활 엿보다

행사의 관심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12일 오후 1시30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센터 12층 대강당의 230석은 행사 시작 30분 전이었음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행사가 시작되자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반인 참석자 C씨(28·여)는 “퓨처나인에 선정된 업체들의 비즈니스모델을 보면 소리기술부터 펫사업까지 범위가 다양하고 그 기술도 모두 신선했다”며 “미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행사는 퓨처나인에 선정된 9개 업체가 자사의 비즈니스모델을 발표하고 심사위원의 사업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어학연수·유학 플랫폼을 선보인 ‘어브로딘’은 심사위원으로부터 “기존 유학원보다 더 높은 신뢰를 고객에게 어떻게 받아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강호열 어브로딘 대표는 “어브로딘은 연수기관 정보를 팜플렛이나 브로셔를 보고 옮기지 않는다. 연수기관에 직접 로그인해 정보를 업로드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유학원과 콘텐츠가 질적으로 다르다”고 답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KB국민카드가 개최한 이번 행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바일 영수증을 발행하고 가맹점주가 고객에게 직접 모바일쿠폰을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인 투빌의 손용석 총괄대표(COO)는 “한 카드사에 우리 기술의 도입을 1년 전부터 제안했는데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진행이 안됐다. 마침 KB국민카드가 ‘퓨처나인’을 통해 우리 같은 스타트업을 찾는다고 해 참여했고 (퓨처나인에) 선정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현재 KB국민카드가 실무검토 중인 단계지만 KB국민카드에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앤캐처스 발표. /사진=서대웅 기자
펫닥 발표. /사진=서대웅 기자

◆윤웅원 사장 “단발성 행사 아냐”
퓨처나인데모데이가 주목받은 건 국내 신용카드사가 스타트업과 협업한 결과물을 공개한 자리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카드사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등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공동 사업구상을 발표한 자리는 없었다.

이날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도 참석해 1부까지 자리를 지켰다. 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혁신의 시대고 상생의 시대다. 저희가 못 가진 것을 스타트업에서 배우고 우리의 네트워크를 스타트업에 융합시키면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특정 업체를 가리키며 “(비즈니스모델의) 아이디어가 좋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하며 행사에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행사가 단발성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데모데이 행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 업체 중 우수업체 1곳을 선발해 1억원 내에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9개 업체 모두와 공동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3개 그룹으로 나눠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퓨처나인과 같은 카드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앞으로 카드사-스타트업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사는 스타트업으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스타트업은 카드사로부터 마케팅 능력을 전수받을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행사였다. 미국의 비자·마스터카드 등 국제브랜드카드사들은 핀테크업체를 육성하는 허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공동 비즈니스모델을 발표하는 자리를 연례행사로 개최하는데 우리나라도 그 수준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9호(2017년 12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