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우리나라 산업 기상도는 대체로 맑은 편이다. 다만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호황을 맞은 반도체산업은 2018년에도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2017년까지 약진한 화학부문은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 등 주력 해외시장에서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자동차산업은 경기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통상 이슈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박 발주 감소와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도 힘든 시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기상도 ‘맑음’


/사진제공=삼성전자


2017년 반도체와 화학산업에 호재가 잇따랐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전체 제조업 매출액 규모에서 전기전자·화학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만 약 47.3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69.19%에 이른다.
특히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반도체산업의 실적 개선효과로 누적 매출액 214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도 반도체산업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정보·분석 자동화기술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핵심부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이 있었지만 반도체업황은 양호한 상황을 지속 중이고 모바일 수요도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반도체분야 투자가 진행되는 점에서 영업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17년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투자규모를 908억달러(약 100조원)로 추산했다. 이는 연초 전망치였던 723억달러보다 25.6% 늘어난 것이다.

또 일각에선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2018년 초쯤 끝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외업체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겨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업종 ‘불투명’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2017년 화학업계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약진을 이어갔다. 화학업종은 2017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71조1000억원, 7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1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기업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기록하며 화학업계는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꾸준한 글로벌 수요 증가세에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마진 확대효과까지 겹친 결과다.
다만 2018년에는 화학업종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유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매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부딪힌다.

우선 중국발 가스 대란으로 국내 화학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정부가 석탄 사용을 줄이면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난방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 위치한 석유화학설비 가동 중단 등의 명령을 내리며 화학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성장에 고삐를 죄는 인도에서 석유,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인도는 매년 석유,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10% 이상 증가하는 시장이다.

반면 북미발 공급과잉 등으로 시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년 에틸렌의 글로벌 수요 증가가 500만~600만톤 수준으로 이뤄지는데 새로 증설되는 북미 에탄분해시설(ECC)의 에틸렌 생산능력 규모가 100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국내 화학업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조선업 ‘흐림’


/사진제공=쌍용자동차

자동차와 조선업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자동차의 경우 국내에서는 경기부진 등으로 차 구매 대수가 줄어들고 해외에서는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에서 성장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2018년 미국 자동차 수요는 2017년보다 1% 감소한 1692만대로 예상된다. 고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시장에서도 2% 성장에 그쳐 로컬업체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박상수 기자


조용준 하나금투 센터장은 “앞으로 자동차산업은 수요의 저성장 속에 공급과잉 이슈가 지속되면서 구조적인 저마진과 함께 IT 등 이종산업의 침투 가속화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미 중국시장에서도 현지업체와의 경쟁심화로 현대차 중국법인의 수익성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최악의 상황을 맞은 조선업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2016년 ‘수주 절벽’이 1년6개월에서 2년의 시차를 두고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또 글로벌 선박발주시장이 얼어붙어 일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2018년 선박 발주전망은 662척으로 2017년 대비 54.3% 늘어나지만 일감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조선업은 선박 건조시장 부진과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2018년에는 신규 수주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과거 대비 미약하고 건조 단가도 2017년보다 소폭 증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미약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0호(2017년 12월27일~2018년 1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