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2년여만에 열린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이 열린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 선수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가 기정사실화됐다.
우리 측 대표단 일원으로 남북회담 대변인을 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브리핑을 열어 "남북관계가 동결된 상황이 지속된 상태에서 남북이 의견을 같이하면서 진지하고 성실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는 50분간 양측 수석대표 간 접촉이 진행됐다. 천 차관은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된 양측 입장을 토대로 사안별로 구체적 논의가 이어졌다"며 "양측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 차관에 따르면 우리 측은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많은 대표단을 파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남북공동입장과 응원단 파견을 바라는 입장도 피력했다.

또 우리 측은 2월 음력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적십자 회담과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 당국 회담도 함께 제안했다. 또 북한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의 중단과 비핵화 대화 재개를 언급했다.

천 차관은 "북한은 남북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자는 입장으로 이야기를 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북한이 좀 더 논의해야겠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2년여 만에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이 재개된 가운데 9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공개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뉴시스에 따르면 북한 측은 비핵화 대화 재개 요구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나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적십자 회담 및 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안에 대해서는 '평화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남북 간 대화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기본적 입장을 북측이 밝혔다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기조발언에서 북한 측은 "이번 회담을 결실 있는 대화로 만들어 획기적인 계기로 이뤄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석대표 접촉 이후에는 개별 오찬이 진행됐다. 북측 대표단은 통일각으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한 뒤 회담장 복귀를 위해 오후 2시1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후 남북은 오후 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각자 수석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인 4대4 접촉을 진행했으며 연락관을 통해 두번째 대표 접촉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

9일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소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취재진의 질문과 카메라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에 우리 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또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등이 대표단으로 나왔다.

한편 이날 열린 남북한 고위급 회담에 대해 외신들도 일제히 이를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BBC방송 등은 이번 남북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그 대가로 한미공동군사훈련의 무기한 연기 등 대가를 챙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