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첫 60조원 쾌거… ‘신사업·스마트폰’ 과제로
“1등 DNA를 LG전자 전 사업에 이식해 LG 브랜드를 고객이 선망하는 진정한 일등 브랜드로 만들겠다.”
2016년 12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취임사 중 일부다. 1976년 고등학교 졸업 후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조 부회장은 불과 취임 1년 만에 LG전자의 연간 매출 60조원 시대를 여는 데 성공했다.
LG전자 세탁기의 글로벌 시장 1등 신화를 직접 일군 경험을 바탕으로 ‘1등 DNA를 전 사업부문에 이식하겠다’고 한 약속을 실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연매출 60조원 시대 진입
LG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16조9697억원, 영업이익 366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액 61조4024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6년 대비 각각 10.9%, 84.5% 증가했다.
LG전자의 연매출이 6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웃돈 건 2009년 2조6807억원 이후 8년 만의 일이자 사상 두번째 높은 실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창사 이래 최초와 창사 이래 두번째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의 철저한 체질개선이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도전정신을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LG전자에 입사한 조 부회장은 당시 보급률이 0.1%도 안되는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1998년 인버터 기술을 토대로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DD모터를 적용하는 데 성공했고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등 자리에 올려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조 부회장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냉장고·세탁기·에어솔루션·키친패키지·컴프&모터 등 5대 사업 중심의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LG전자 생활가전의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글로벌 가전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며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성장이 눈부셨다. 4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사업을 전개하는 LG전자의 H&A(홈앤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8967억원, 1조4083억원이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3조1986억원과 영업이익 1조1832억원을 달성했다. H&A와 HE 두 사업본부가 사실상 지난해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끈 셈이다.
더욱이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실적이 예상돼 또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년차 과제는 신사업·스마트폰
취임 1년차 경영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은 조 부회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주어졌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스마트폰사업을 부진의 늪에서 건져내는 일이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은 2015년 2분기부터 11분기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지난해 1~3분기 누적적자는 5040억원에 달한다. 4분기에도 2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V30’ 등 전략 스마트폰을 통해 부진을 만회하려 했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지난 연말 정기 인사에서 스마트폰 사업부문 신임 수장으로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올 상반기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후속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LG전자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지 주목된다.
미래먹거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도 조 부회장의 과제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자동차부품(VC)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10여년간 사업을 전개해 왔다.
매분기 꾸준한 매출 성장에도 고정비 증가와 선행투자의 영향 등으로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준공될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부품공장도 LG전자 전장사업의 수익창출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업체 ZKW인수를 추진 중이다. ZKW는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르쉐,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인피니티, 롤스로이스 등 21개 이상의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조명을 공급하는 업체다. LG전자가 ZKW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전장사업 부문의 글로벌 선두권 도약이 예상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과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CT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조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 선점과 외부 협력을 통한 융복합 시대 선도를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하며 “기존 사업 전반에서 AI, 빅데이터 등의 미래 기술 선점과 외부 협력 강화로 시너지를 창출해 융복합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프로필
▲1956년 4월 충남 대천(현 보령) 출생 ▲1976년 용산공고 졸업 ▲1976년 금성사 입사 ▲1995년 LG전자 세탁기설계실 부장 ▲2005년 세탁기사업부장 ▲2007년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2013년 HA사업본부장(사장) ▲2014년 H&A사업본부장 ▲2016년 H&A사업본부장(LG전자 대표이사) ▲2016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현)
☞ 본 기사는 <머니S> 제523호(2018년 1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