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큰폭 하락, 2453.31로 장을 마쳤다. /사진=임한별 기자
연초부터 달궈졌던 국내 주식 시장이 미국발 금리 충격에 심하게 요동친다. 시장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째 지속된 ‘강세장’이 끝나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든다.
반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이 매수기회라며 일시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 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글로벌 증시 살얼음판


강세장을 연출하던 미국 증시가 크게 출렁인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 등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년여만에 2.8%를 넘어서면서 미국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는 당분간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국채 매입을 줄이기 시작했고 주요국 중앙은행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2차례 정도 인상했는데 3~4차례 정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3월, 6월, 9월에 이어 12월에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국내외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 유입된 미국 달러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미국 증시는 초저금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려왔다”며 “올 들어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구입에 나서는 상황인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까지 오른다면 주식시장은 급격히 미끄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글로벌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벌써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7000억원 이상을 내다팔았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 행진에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졌고 900대에 진입했던 코스닥지수는 추락하며 830선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다만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의 외국인 순매도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순매도규모는 줄어들겠지만 매도는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과열 해소 과정 속 일시적 조정”

반면 뉴욕증시가 급작스레 하방 압력을 받고 있지만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도 대다수다. 시장이 당분간 흔들릴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서보익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조정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추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은 견조하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최근 미국 증시가 빠지는 것은 미국 경기 호조로 긴축적 통화정책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면서 “여기에 증시 상승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치면서 강한 매도세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도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긴축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시장이 하락하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