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후 2시10분 최씨에 대한 재판을 연다. 최씨는 ▲삼성·롯데·SK그룹 뇌물사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 ▲청와대 문건유출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가 많은 부분 겹치는 가운데 이날 재판이 박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삼성그룹 뇌물 사건이다.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인 삼성을 겁박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두사람을 삼성 뇌물사건의 가해자로 본 것으로 최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정유라씨(22) 승마훈련 지원 계약금 213억원 등 최씨 쪽으로 흘러간 삼성 자금 433억원을 뇌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삼성전자-코어스포츠 컨설팅 계약금 36억원과 정유라씨가 공짜로 말을 이용해 얻은 이익만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급심이라고 해서 상급심 판단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형사합의22부가 뇌물 액수를 다르게 인정할 여지도 있는 것이다.
롯데·SK 뇌물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변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구해야 할 만한 현안이 없었다면 부정청탁은 존재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롯데·SK그룹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만한 현안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이 부분이 유죄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롯데·SK 뇌물 사건은 삼성과 달리 현안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정황이 여럿 드러났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63)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도움을 구한 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재심사 문제를, 최 회장은 동생 최재원 SK 부회장의 사면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따라 함께 기소된 신 회장의 유·무죄 여부도 갈리게 된다.
재판부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단 설립을 기획하고 안 전 수석을 움직여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최씨는 재단 일은 알지도 못하고 개입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서는 태블릿PC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검찰은 최씨가 태블릿PC를 소유했으며 증거능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씨 측은 이 기기를 사용한 적이 없고,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오염된 증거이므로 유죄의 증거로 쓰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앞서 특검과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 징역 6년, 신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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