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잦은 상품 “판매하지마”
전 금융권의 골칫거리 불완전판매는 유독 보험업계에서 관련 민원이 많은 편이다. 전체 민원에서 보험이 전체 금융권의 약 60%를 차지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감독원은 2010년부터 올 1월까지 11번에 걸쳐 다양한 불완전판매 방지정책을 내놨다. 2014년 1월에는 불완전판매 등 발생 시 금융회사에 민원발생 평가상 불이익을 부과했으며 2016년 8월에는 홈쇼핑 등에서 나타나는 허위·과장광고를 막기 위한 단속 강화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12월에는 금융상품 안내자료와 판매절차 개선책을 도입했다.
이 같은 당국 정책에도 불완전판매 민원은 오히려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민원 처리 건수는 2014년 4만3678건에서 2015년 4만6148건, 2016년 5만213건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설계사에 대한 민원이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불완전판매(27.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금감원은 지난달 또 다른 대안을 내놨다. 불완전판매 이력을 관리해 불량설계사를 퇴출시키겠다는 것. 그동안 금감원은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면 해당 보험사에 책임을 물었고 이후 징계를 설계사에 내리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독립법인대리점(GA) 증가와 함께 철새처럼 회사를 옮기는 설계사가 늘어나며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아지자 금감원이 칼을 빼 들었다. 불완전판매가 설계사의 판매이력에 남도록 기록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불완전판매가 잦은 설계사는 심하면 판매원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취소된 설계사는 2년간 재등록을 할 수 없다.
당국이 철퇴를 내리겠다고 한 배경에는 우후죽순 난립한 GA 소속 설계사도 있다. 이들은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보다 수당이 높고 활동에 제약이 덜한 편이다. GA 간 이동도 잦아 전속설계사보다 소속감이 더 떨어져 불완전판매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판매채널별 불완전판매율은 GA설계사가 전속설계사보다 약 1.5배 높았다. 생명보험의 경우 전속은 0.17%, GA는 0.29%였으며 손해보험은 전속이 0.08%, GA는 0.12%였다.
일각에서는 GA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가 근본적으로 보험사 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보험사가 GA설계사를 상품 판매도구로만 활용했다는 것. 보험사들은 전속설계사와 달리 전 보험사 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는 GA설계사에 과도한 시책비를 내걸며 자사상품 판매에 주력하도록 유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GA설계사 간 경쟁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자사 불완전판매율을 낮추기 위해 전속설계사에게 강도 높은 교육 관리를 진행한다”며 “GA설계사도 이런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민원이 잦은 보험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중에 빅데이터 기반의 민원 분석시스템을 구축, 민원이 발생한 사유와 민원이 잦은 보험상품의 이력을 관리하고 판매 제한도 고려한다.
현재 국내 보험상품 중 불완전판매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은 종신보험이다. 생명보험 상품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종신보험(0.33%), 변액보험(0.27%), 연금(0.23%), 암보험(0.17%) 순이다. 이처럼 종신보험 민원이 많은 이유는 설계사가 고액 수당을 받기 위해 연금보험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종신보험을 권유·판매해서다. 종신보험은 월 보험료가 20만~30만원으로 타 상품보다 금액이 높아 설계사에게 고액 수당이 떨어진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많은 소비자가 동일상품에서 같은 피해를 입을 경우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나아가 금감원에 여러 피해가 신고되면 피해자들이 함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당국이 집단분쟁조정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매제한 방안이 실제로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비슷한 정책이 도입됐지만 자연스레 철회된 바 있어서다. 금감원은 2014년 8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의 판매중단 정책을 내놨고 중도환급금이 있으면서 연금전환이 가능한 9개 생보사 종신보험 상품의 판매를 중지시켰다. 하지만 얼마 안돼 금융위원회가 이를 번복하고 종신연금보험을 '선진국형연금보험'으로 홍보하며 판매가 다시 허용됐다.
◆솜방망이 처벌 근절돼야
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이유는 보험사의 주 영업채널인 설계사들의 수당체계 때문이다. 수당을 받는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품을 판다. 이때 판매상품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 설계사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원하는 상품보다 수수료가 높은 보험을 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인영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평가와 제언’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설계사 보수체계에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선임위원은 “영국당국도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해법을 판매자와 고객 간의 설명의무 이행 등 행위규범의 문제로 봤다”며 “하지만 금융회사와 판매자 간의 수당체계와 판매시장에서의 과당경쟁에 근본원인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고 왜곡된 보수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불완전판매 역시 수당체계 손질로 과당경쟁을 줄여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도 불완전판매의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1999년 미국 내 1위 보험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을 마치 연금 저축인 것처럼 팔아 당국으로부터 17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조8000억원을 소비자들에게 배상했다.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보험사들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보다 훨씬 경미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실정이다.
오 국장은 “보험사나 설계사는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처벌 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이유는 보험사의 주 영업채널인 설계사들의 수당체계 때문이다. 수당을 받는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품을 판다. 이때 판매상품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 설계사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원하는 상품보다 수수료가 높은 보험을 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인영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평가와 제언’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설계사 보수체계에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선임위원은 “영국당국도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해법을 판매자와 고객 간의 설명의무 이행 등 행위규범의 문제로 봤다”며 “하지만 금융회사와 판매자 간의 수당체계와 판매시장에서의 과당경쟁에 근본원인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고 왜곡된 보수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불완전판매 역시 수당체계 손질로 과당경쟁을 줄여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도 불완전판매의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1999년 미국 내 1위 보험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을 마치 연금 저축인 것처럼 팔아 당국으로부터 17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조8000억원을 소비자들에게 배상했다.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보험사들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보다 훨씬 경미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실정이다.
오 국장은 “보험사나 설계사는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처벌 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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