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김치본드와 포모사본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활용해 자금 조달처를 넓히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달러화나 위안화 등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이고, 포모사본드는 대만 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가 달러 등 대만달러가 아닌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해외 ABS는 카드사가 보유한 카드 매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조달 수단을 찾는 것은 은행과 달리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여전채 발행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아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신규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기존 저금리 채권을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 지표인 금융채Ⅱ(AA+·3년물) 금리는 지난 4월 이후 4%대를 웃돌고 있다. 6월 들어 여전채 3년물(AA, 무보증, 평가사 5사 평균) 평균 금리 연 4.4%에 달한다. 올해 초 3%대 초중반 수준이던 금리가 중동 정세 불안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하면서 카드사의 조달 환경도 빠르게 악화됐다.
문제는 비용 부담을 수익으로 상쇄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으로 일부 보완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카드론 확대에도 제약이 생겼다. 신용대출 한도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조달비용 상승은 카드론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8개 전업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지난 2월 13.39%에서 3월 13.49%, 4월 13.57%로 두 달 연속 올랐다. 다만 카드사들이 조달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곧바로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카드론이 서민 급전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경우 차주 부담 확대와 '이자 장사' 비판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출 자산을 늘리기도, 금리를 충분히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해외 자금 조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 최초로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를 결합한 이중통화 김치본드를 공모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2000만달러와 4억4000만위안을 합쳐 총 1287억원이다.
신한카드도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 최초로 변동금리부채권(FRN) 구조의 포모사본드를 4억달러 규모로 공모 발행했다. 삼성카드는 4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를 발행했고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등도 김치본드와 해외 ABS 발행을 통해 조달 창구를 넓히고 있다.
해외 조달은 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만기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는 2%대 초반 금리로 발행된 사례가 있어 4%대 여전채와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가 부각된다.
다만 해외 조달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화채는 환헤지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해 표면금리만으로 유불리를 판단하기 어렵다. 해외 ABS도 우량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구조인 만큼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국내 무보증 여전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달 환경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조달 채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조달비용과 수익성, 환헤지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